성인 남성에 이어 10대 청소년 11명으로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한 초등학생을 두고 “성적 호기심이 강한 아이”라는 막말을 한 교육당국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발언을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는 민원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성폭행 피해자를 2차 가해한 교육청 관계자에 대한 민원을 넣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달 26일 ‘SBS 8 뉴스’는 중ㆍ고등학생 11명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초등학생 한 명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는 지난해 9월에도 성인 남성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해당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피해자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상담을 해왔다고 밝혔으나 추가 성폭행이 일어났다. 그러나 해당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해 “성적 호기심이 되게 강한 아이”라며 “어떻게 보면 합의에 의해서 한 건데, 만 13세 이하니까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작성자는 “교육당국의 인터뷰를 접한 이들은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은 명백히 무책임한 행동으로 가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의 편을 드는 교육 관계자는 발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역시 이에 공감하면서 ‘민원 넣기’ 에 동참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교육지청 관계자의 발언이 누구보다 기가 막히다”면서 “초등학생들을 지켜줘야 할 교육당국이 아이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격”이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저렇게 말할 정도면 실제 인식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 된다”고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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