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강병원(오른쪽 두번째)의원이 27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소미아 폐기 이후 대한민국 외교안보전략'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대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AFP는 27일 미 고위 당국자가 11월 하순 지소미아 종료 이전에 한국 정부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례적으로 최근 우리 군의 독도방어훈련에 대해 “별로 도움 되지 않는다”는 발언도 나왔다. 급기야 하원 외교위원장도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강한 우려와 실망”을 나타냈고,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에 대한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한미일 3각 동맹 차원에서 지소미아를 바라보는 미국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빌미 제공은 과거사 문제를 이유로 수출규제 도발을 감행한 일본이라는 점에서 지소미아 종료만을 콕 집어 비난을 쏟아내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작금의 상황이 악화한 데에는 적극 중재에 나서기는커녕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미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것을 거듭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반응과 태도가 우리 정부와 미 당국 간 소통 부족 때문은 아닌지도 돌아봐야 한다. 애초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며 “미국 정부도 이해했다”고 한 청와대 설명을 미 정부가 즉각 부인할 때부터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청와대의 아전인수식 해석에 여러 미 정부 관계자들이 화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주미대사 교체 시기 등이 겹쳐 이런 한미 간 불협화음이 초래된 건 아닌지도 우려스럽다.

한일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의 청산이 아니라는 점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일본이 수출 보복 규제를 철회하고, 방위백서 등에서 밝혔듯이 일련의 안보정책에서 한국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바꾼다면 지소미아 종료는 언제든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이낙연 총리의 발언도 이런 취지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식ㆍ비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정부 조치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미 정부와 조야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 더는 지소미아 종료 비난 발언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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