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 기공식 참석 “더 많은 기업 국내 복귀하길”
“정치적 목적 무역보복” 말했지만 일본 직접 언급은 자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현대모비스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 ‘유턴투자’ 결정을 크게 격려했다. 대기업이 해외사업장을 접고 국내로 복귀한 사례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를 시행한 당일이었지만, 강경 발언은 자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현대모비스가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사업장을 국내로 복귀시켜 울산으로 이전했다”며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어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정부가 ‘유턴기업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한 이후 국내로 돌아온 최초의 대기업이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2013년 12월) 이후로도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울산공장에서 2021년부터 배터리모듈 등 전기차 부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5개 부품기업(동희산업ㆍ동남정밀ㆍ세원정공ㆍ세진씰ㆍ서일)도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이들 6개 기업의 투자 규모는 약 3,600억원에 달한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73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문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술이 곧 경쟁력인 시대에 유턴투자를 장려하는 것은 우리의 세계 4대 제조강국 도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공식은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정부가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의 국산화를 비롯한 기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시행된 당일 기공식이 열렸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을 겨냥한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정도로,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라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모비스, 울산광역시는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양해각서’를, 5개 부품기업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ㆍ코트라)는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별도의 양해각서를 각각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정부는 국내 복귀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유턴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률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울산의 유턴투자가 제2, 제3의 대규모 유턴투자를 이끌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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