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병호(33)가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단숨에 홈런 선두(28개)로 올라섰다. 한 경기 4 홈런은 KBO리그 통산 6번째 기록이며 박병호 개인으로는 2번째다.
박병호는 27일 청주 한화전에서 홈런 4개(시즌 25~28호)를 폭발시키며 팀의 15-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1회초 2사 1루에서 상대 좌완 선발 송창현을 상대로 선제 2점 홈런을 날렸다. 시속 124㎞ 짜리 바깥쪽 체인지업을 가볍게 밀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 21일 수원 KT전에서 3점 홈런을 친 이후 5경기 만의 홈런이자 ‘폭죽쇼’의 서막이었다.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익수 뒤를 넘기는 110m짜리 2점 홈런을 만들었고, 4-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는 빠른 공을 정확히 가격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올해 리그 첫 3연타석 홈런인데 3개 모두 한 투수에게 빼앗은 2점 홈런이었고 함께 득점한 주자는 3번 모두 이정후(21)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한번 불붙은 박병호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회에는 볼넷을 골라낸 뒤 9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측 담장을 완전히 넘기는 1점짜리 대형 장외 홈런을 만들며 ‘한 경기 4홈런’이자, ‘4연타수 홈런’을 완성했다. 타점도 1경기 개인 최다 타이인 7개를 보태 시즌 타점은 85개로 늘었다.
박병호는 2014년 9월 4일 목동 NC전에서 개인 1호 ‘1경기 4홈런’을 작성한 적이 있다. 또 통산 800타점(역대 33호) 고지에 올라섰고, 역대 12번째로 6년 연속 200루타 기록도 함께 세웠다.
박병호 8월에만 10번째 홈런이다. 박병호는 3~4월에 7홈런, 5월 6홈런을 기록한 뒤 6월에 3홈런, 7월에 2홈런으로 주춤했지만, 8월에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전날까지 홈런 24개였던 박병호는 이날 4개를 몰아쳐 팀 동료 제리 샌즈(32ㆍ26개)를 단숨에 넘어서며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떠올랐다. 2012년 처음 홈런왕(31개)을 차지한 박병호는 2013년(37개), 2014년(52개), 2015년(53개)까지 4년 연속 홈런왕 자리를 지켰다. 미국 진출 후 KBO리그에 복귀한 지난해에는 홈런 43개로, 두산 김재환(31ㆍ44개)에 한 개 모자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박병호는 경기 후 “홈런 4개를 쳐본 경험이 있지만 오늘은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신기한 날이었다”면서도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오늘 계기로 남은 시즌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그는 “100타점만은 꼭 달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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