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피해자 가족들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피해자에 대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부인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김태종씨는 ”병원에 12년을 다녔습니다. 폐가 13%만 남아 있습니다.인공호흡기 없이 단 1분도 숨을 못 쉽니다.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습니다.(가습기살균제를) 판 기업은 사과 전화 한번 없습니다.이렇게 피해자가 있는데 가해자는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된 지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그 이후 정부의 공식집계로 잡힌 사망자수는 1,431명 피해자 신청 수는 6,509명에 달하지만 실제 구제급여 대상자 수는 852명으로 13%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국가와 기업의 외면 속에 피해자와 가족들은 이중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청문회에 출석한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 연합’ 대표는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 정부 부문 책임을 가해 기업의 책임과 명확히 구분해 인정하고,피해자에게 정부 책임에 대해 일괄 배ㆍ보상 해달라”며 “가해기업의 안전성 입증 책임과 장기 역학조사,무한책임명령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최창원 SK 케미칼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피해 받고 고통 받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며 발언을 이어가는 순간에도 2층에 마련된 피해자 가족 방청석에서는 “죽은 아이는 어떻게 할거야”며 고성으로 응대했다.검찰 수사 법원 재판등 일련의 사법절차와 별개로 그간 가해기업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반응 이었다.. 국가와 기업의 외면 속에 피해자와 가족들은 이중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길게는 십 수년 동안 계속된 고통에 대해 환경부와 기업들은 이제라도 피해보상을 비롯하여 서둘러 진정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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