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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고노 “한국이 역사 바꿔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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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고노 “한국이 역사 바꿔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불가능”

입력
2019.08.27 18:40
수정
2019.08.27 21:4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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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한일청구권협정 통해 이미 배상” 기존 입장 되풀이

한국 외교부 “어둡고 불행한 역사 다시 쓰려는 시도 성공 못해” 일침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이 27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겨냥해 역사를 바꿔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적 과오를 외면하고,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는 일본 정부의 관료가 한국을 향해 ‘적반하장’ 격의 막말을 한 것이다.

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고노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 외국인 기자로부터 “한국 정부가 ‘일본은 역사 문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한국이 역사를 바꿔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일 간 가장 중요한 문제는 65년의 협정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이미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역사를 바꿔 쓸 수는 없다'는 고노 장관의 언급은 사실 한국 등 주변국이나 일본 내 양심적 지식인들이 아베 정권을 비판할 때 주로 쓰는 문구다. 그런데 이런 비판을 받는 당사자인 아베 정권의 관료가 역으로 한국을 향해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억지 주장을 편 것이다.

마이니치는 한국 내에서는 1910년 한일합병(경술국치)을 중심으로 한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에서 '역사 수정주의'가 강해지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며, 고노 외무장관의 발언이 한국의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역사 수정주의는 식민 지배와 전쟁 책임 등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사를 왜곡하려는 움직임으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거세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고노 장관에 대해 “한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와 그 국민들에게 심대한 고통을 초래했던 어두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어둡고 불행한 역사를 부정하고 다시 쓰려는 시도야말로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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