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부인 외모 비하 댓글 올린 보우소나루 맹비난
브라질, G7 조성한 아마존 화재 진화지원 기금 200억도 거부
“브라질 국민이 자리에 걸맞은 대통령을 빨리 갖게 되길 바랍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말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브라질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개 저격한 것이다. 적대국이 아닌 타국 정상에 대한 이례적인 공격이다.
이유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최근 언급이다.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2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페이스북 댓글란에 한 지지자가 ‘마크롱이 왜 보우소나루를 박해하는지 알겠나?’라는 제목과 함께 두 나라 영부인의 비교 사진을 게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질투’를 암시한 셈인데, 여기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마크롱)에게 굴욕감을 주지 마. 하하”라는 댓글을 올렸다.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의 외모를 사실상 비하하면서 이들 부부를 동시에 조롱한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가리켜 “내 아내에 대해 극도로 무례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와 브라질 국민에게 슬픈 일”이라며 “브라질 여성들은 아마 대통령의 그런 행동에 수치스러워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나는 브라질 국민에 대해 많은 우정과 존경을 갖고 있다”며 “그들이 자리에 어울리는 대통령을 빨리 갖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두 나라 정상은 최근 아마존 화재를 두고 대립을 빚고 있다. 지난주 마크롱 대통령이 아마존 화재를 ‘국제적 위기’로 규정, G7 회의 주요 의제로 삼으려 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식민지적 사고방식”이라면서 반발했다. 마크롱 대통령 주도로 G7 국가들이 조성한 화재 진화 지원 기금 2,000만달러(약 242억원)에 대해서도 브라질 정부는 27일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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