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휴가로 시상식엔 불참… 주요 부문 후보에 못 올라 ‘인종차별’ 비판도
세계를 누비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 푸르덴셜센터에서 열린 음악 시상식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베스트그룹과 베스트 K팝 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2관왕을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12일부터 장기 휴가를 떠나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열린 해외 음악 시상식에서 2관왕을 차지했지만, 그와 별개로 잡음도 일었다. 방탄소년단이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인종 차별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4월 낸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로 미국 유명 차트인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하는 등의 성과를 냈지만, 시상식 주최 측에서 간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뮤직비디오’ 등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이 4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공개 당일에 7,46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 유튜브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로 선정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낳은 것과 대조적인 결과였다. 트위터에는 ‘#비디오뮤직어워즈 외국인 혐오(#VMAsXenophobic)’ ‘#비디오뮤직어워즈 인종차별주의(#VMAsRacist)’란 해시태그가 퍼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캐나다 백인 뮤지션들이 주요 상 후보에 올랐지만, 인기 있는 흑인과 아시아인은 ‘어반’과 ‘K팝’ 같은 범주로 밀려났다”고 시상식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애초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K팝’ ‘베스트 컬래버레이션’, ‘베스트 안무’, ‘베스트 아트 디렉션’ 등 비주류 부문 후보에만 노미네이트 됐다가, 이달 초에 추가로 ‘베스트 그룹’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그룹’은 올해 신설된 부문이었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는 지난 7월 대부분 후보를 발표한 뒤, 이달 3개 부문 후보를 추가로 냈다. 이 시상식이 두 번에 걸쳐 후보를 발표하기는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주최 측이 시상식을 둘러싼 인종차별 비판을 고려해 내린 조처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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