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안좌면 박지도와 반월도가 천사대교 개통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신안군에 따르면 박지도는 900년 된 우물(당샘)과 보라색으로 외관을 꾸민 주택, 식당, 화장실, 공중전화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박지도는 반월도와 1,462m 길이의 나무다리로 연결돼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다리 이름도 보라색을 뜻하는 ‘퍼플교’다.
우물은 박지도 당산 뒤편 50m쯤에 있다. 1700년대 박지도로 이주한 김성택에 의해 전해오는 설화에는 이주하기 오래 전부터 마을 뒷산에 상당과 하당에서 매년 정월 보름날 마을의 풍년농사, 안전기원, 질병퇴치를 위해 상당(당할머니)에 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천사대교 개통 후 관광객들은 우물의 샘물을 떠 마시고 팽나무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등 박지도의 인기 관광코스가 됐다. 박지도는 2015년 전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됐고, 행정안전부가 올해 여름 휴가철 찾아가면 좋은 33개 섬 중 하나로 선정했다.
박지도와 반월도는 ‘중노둣길’ 전설이 있다. 두 섬 암자에 비구니 스님과 비구 스님이 서로 연모하면서 양쪽에서 돌을 수년 동안 놓으면서 마침내 중간에서 만나게 되는데 어느덧 얼굴엔 주름살이 가득했다. 만남도 잠시 밀물이 되면서 바닷물에 휩쓸려 두 스님은 사라지고 썰물 이후 노둣길만 남았다. 그 후 주민들은 500m 길을 ‘중노둣길’이라고 부르고 있다. 지금도 박지도에는 남자당이 있고 반월도에는 여자당이 있다. 주민들은 아직도 전설 속의 남녀 스님을 추모하고 있다.
김동우 안좌면장은 “천사대교가 개통하면서 관광객이 퍼플교를 찾고 있어 당샘에서 제를 재연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중노둣길은 차량으로 농수산물을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로 보강해 줄 것을 군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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