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불량 한약재 적발
부산본부세관 시가 127억원, 2,947t 유통한 수입업체들 적발
역대 최대 규모의 불법 수입한 불량 한약재가 적발됐다. 중국 등지에서 대량으로 들어온 불량 한약재는 전국의 약재시장과 한의원에 팔려 나갔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이 같은 관세법ㆍ약사법 위반 혐의로 한약재 수입업체 3곳을 적발하고, 업체 임직원 등 6명을 부산검찰청에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입기준에 맞지 않는 한약재 2,947t을 몰래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세청은 “적발된 문제의 한약재를 시가로 환산하면 12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이 수입한 한약재에는 대한민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외한약의 규격집에 수록되지 않아 수입할 수 없는 한약재가 포함됐다. 일반 한약재와 성분, 상태 등이 완전히 다른 한약재를 정상 한약재와 섞어 정상적인 것처럼 수입했다.
수입 과정에는 통관대행업체와 보세창고 직원도 가담했다. 이들은 적발된 수입업체들과 짜고 부적합 한약재를 안쪽에 숨기고 정상 수입된 재료를 앞쪽에 배치해 품질 검사 기관에서 정상 한약재를 샘플로 수거하도록 유도했다.
한약재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0.3ppm)을 초과한 0.5ppm이 검출돼 검사기관으로부터 반송 조치 지시를 받자 국내에서 확보한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품목을 대신 반품하고 중금속으로 오염된 한약재를 몰래 유통하기도 했다.
이들 한약재는 부산을 비롯한 서울, 대구, 광주, 경북 등 전국 약재시장과 한의원에 판매됐다고 세관은 말했다. 적발된 품목은 오가피, 홍화, 계피, 맥문동, 돼지감자, 현삼, 백출, 진주모 등이다.
수입되는 과정에서 허위 계약서 등을 세관에 제출해 실제 수입품목 가격보다 평균 20%에서 최대 55%가량 가격을 낮춰 신고, 11억원대 세금을 포탈하기도 했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