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사죄한 점 평가…노 전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5·18기념재단 상임이사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54)씨의 5ㆍ18 관련 사과를 높이 평가했다. 재헌씨는 23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에 사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진태 이사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해 노재헌씨가 진심 어린 손을 내민다면 우리 재단은 물론, 광주 시민들도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5·18 학살을 두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고 있나”라며 “(조씨와의 만남은)이 문제를 푸는 데 하나의 실마리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는 재헌씨가 참배 당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사죄한 부분을 높게 샀다. 그는 “요란법석을 떨지 않고 조용히 사죄했다는 점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진다”며 “가해 현장에 있었던 가해 병사들이나 지휘관들이 자신의 죄를 빌 때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될지, 노씨가 그 실마리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피해 당사자들과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직접 사과도 촉구했다.
재헌씨가 23일 아버지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5·18민주묘지에 참배한 사실은 26일 공개됐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가운데 5ㆍ18묘지를 찾아 사죄 뜻을 밝힌 사람은 재헌씨가 처음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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