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의 뜻’과 같은 것이 올라올 때가 있다. 대부분 방송 프로그램 어딘가에서 해당 단어가 언급되어 시청자들이 일제히 그 말을 검색해 본 결과이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급등할 정도라면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사회, 정치, 경제 등 전문분야나 특정 맥락에서 주로 쓰이는 어려운 한자어, 외래어·외국어인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던 말은 ‘초치(招致)’였다. 지금도 ‘초치’를 검색해보면 연관 검색어에 ‘초치 뜻, 초치하다’ 등이 함께 나온다. 사전에 ‘불러서 안으로 들임’으로 풀이되어 있는 이 말은 ‘대통령은 각계 인사를 초치하여 간담회를 가졌다.’와 같이 쓸 수 있다. 그러나 ‘초치’의 실제 쓰임을 살펴보면 사전에서 풀이하고 있는 일반적인 상황보다 좀 더 특정한 맥락에서 많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후 일본 정부에서 한국 대사를 ‘초치’하였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다른 쓰임도 대부분 이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초치’는 주로 외교나 국방, 정치 등의 분야에서 항의의 뜻으로 대상국의 외교관 등을 불러들일 때에 많이 쓰이고 있다. 사전의 뜻과 더불어 어떠한 말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주로 쓰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는 예이다.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말들을 접하지만, 검색어 순위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말을 잘 모르고 어려워하는지, 어떤 말에 관심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말이 사전에는 어떻게 풀이 되어 있고 어떤 용례들과 함께 실려 있는지를 살펴보다보면 낯설었던 말들도 머릿속에 더 잘 남게 될 것이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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