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칼리만탄(보르네오)섬 동부칼리만탄주(州)의 두 지역이 자카르타를 대신하는 새로운 수도의 부지가 될 것이라고 26일 공식 발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3년간 심도 있게 연구한 결과, 새로운 수도로 이상적인 곳은 동부칼리만탄주의 북부프나잠파세르(Penajam Paser Utara)와 쿠타이카르타느가라(Kutai Kartanegara) 일부 지역”이라며 “신(新)수도는 국가의 정체성과 발전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두 지역의 위치는 동부칼리만탄의 주요 도시 발릭파판을 반원 형태로 감싼 형국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 이전 관련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계획은 올 4월 국가개발계획국에 의해 처음 발표됐다. 이어 조코위 대통령은 칼리만탄섬에 있는 후보지를 잇따라 방문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결정 배경에 대해 “해당 지역이 지진과 쓰나미, 홍수, 산불,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 중앙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 수도는 행정 수도 역할을 하고, 자카르타는 경제ㆍ금융 중심지로 남을 전망이다. 다만 최소 330억달러(약 40조원)로 추산되는 천문학적 이전 비용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의 국부(國父)인 수카르노가 1957년 중부칼리만탄주의 팔랑카라야를 미래 수도로 낙점하는 등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계획은 이전 정부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자카르타는 인구밀도가 ㎢당 1만5,000명으로 인도네시아 전체 평균(140명)의 100배가 넘고, 세계 최악의 교통 지옥이자 대기오염 도시, 세계에서 가장 빨리 해수면 아래로 침몰하는 도시로 꼽힌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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