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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와중에… 미국에 “일방적 양보”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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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와중에… 미국에 “일방적 양보”한 일본

입력
2019.08.26 17:20
수정
2019.08.26 22: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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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재선 앞둔 트럼프 배려, 中 수출길 막힌 옥수수 사줘

日, 자동차 관세철폐 못 얻어내… 트럼프 “내가 왜 그래야 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얘기하고 있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얘기하고 있다. 비아리츠=A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정상이 일본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포함한 양국 간 무역협정을 내달 서명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일본에서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를 확보하지 못한 채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며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미일 공조에 틈이 벌어진 기회를 이용해 더욱 미국과 끈끈한 관계를 만들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일본은 현재 140억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번 합의로 70억달러 규모의 추가 시장 개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협상 성과를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에 부과된 38.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9%까지 낮추고, 세이프가드 발동 기준을 완화한다. 돼지고기에 부과되는 1㎏당 482엔의 관세도 최종적으로 50엔까지 낮춘다.

반면 일본이 요구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는 보류한 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 자동차 이외의 공산품의 관세 철폐와 일본산 쇠고기 3,000톤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확보했다.

일본은 미국의 통상확대법 232조에 따른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나 수량 규제를 막는 선에서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 미국에 TPP 회원국에 준하는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얻고자 하는 것을 얻었지만 일본은 관세 철폐를 확보하지 못한 점에서 일본 측이 보다 양보한 것이다. 일본은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미국산 옥수수 250만톤도 수입하기로 했다. 내년 대통령선거 재선에 앞서 지지층인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표심을 잡아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한 조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일본 자동차 관세 면제와 관련한 질문에 “내가 왜 그래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지지(時事)통신은 26일 “미국산 농산물의 중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일본 기업이 이를 대신 떠안는 형태”라고 비판했다. 도쿄(東京)신문도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발동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폐가 불발된 이유가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러한 지적은 전혀 맞지 않는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산케이(産經)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G7 정상회의 외교안보 토론에서 아베 총리에게 “한국의 태도가 심하다. 현명하지 않다”라며 “한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우습게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에 미소만 보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대해 “신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는 아베 총리와 가까운 매체들로, 다른 일본 매체와 외신들에선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고 밝힌 바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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