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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5곳 중 1곳 폐기 일회용 기저귀서 ‘폐렴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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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5곳 중 1곳 폐기 일회용 기저귀서 ‘폐렴구균’

입력
2019.08.26 17:29
수정
2019.08.26 19: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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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국내 요양병원에서 버려진 일회용 기저귀에서 법정 감염병인 폐렴구균이 검출되는 비율이 2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는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의 의뢰를 받아 전국 요양병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52곳의 일반 의료폐기물 용기를 대상으로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를 수행해 26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책임을 맡은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일회용 기저귀가 없었던 11곳을 뺀 요양병원 141곳의 19.9%인 28곳에서 법정 감염병 2군으로 지정된 폐렴구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감염균 제2군은 ‘증세가 경미하고 예방 및 치료가 용이한 질병을 일으키는 균’으로 4단계 중 3번째로 위험한 균을 가리킨다. 이번 조사에서 2군보다 한 단계 위인 3군이나 치료가 매우 어려운 4군에 해당하는 병원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감염 우려가 있는 격리병동이 아닌 일반병동 환자에게서 나온 일회용 기저귀에서 폐렴구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병원균의 유래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 조사 및 감염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 6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 가운데 감염우려가 낮은 기저귀를 의료폐기물 분류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의료계는 “일반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버려도 안전하다”며 의료폐기물 처리업계가 매출 감소를 우려해 일반폐기물 전환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의료폐기물 배출 비용은 최근 2년 만에 2배로 뛴 상태다. 한정된 소각시설에 비해 배출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비감염병 환자가 배출한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게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일반인의 대소변에서 나온 시료와 비교 분석해야 하는데 김 교수의 연구에는 이런 대조군과 관련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부 역시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분류하더라도 폐기나 수송, 소각까지 절차와 방법은 모두 똑같고 단지 장소만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아닌 일반 소각장으로 바뀌는 것이므로 안전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권병철 환경부 폐자원관리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나온 폐렴구균은 일회용 기저귀를 매개로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은 병원균”이라고 말했다. 권 과장은 “환경부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채취한 500개의 일회용 기저귀를 조사한 결과 의료계에서 일회용 기저귀를 통해 감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이 검출된 것은 6%로 일반 성인이 사용한 기저귀의 검출 비율인 13%보다 낮았다”고 덧붙였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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