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좌완 투수 정구범이 2020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NC 다이노스에 지명됐다. 1라운드 지명자 10명 가운데 5명이 좌완투수였고, 우완투수 1명, 포수 2명, 야수 2명이었다.
정구범은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NC의 선택을 받았다. 이미 고교 2학년때부터 팀 에이스 역할을 했던 정구범은 중학교 때 미국 야구유학을 떠나 유급하는 바람에 2차 지명 대상자가 됐다. 시속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갖췄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탁월해 일찌감치 강력한 1순위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통틀어 11경기에서 39.2이닝을 던지며 3승 1패 평균자책점 1.35를 기록했다. 탈삼진 46개를 잡았고, 볼넷은 11개를 내줬다. 올해는 7경기에서 28이닝을 소화하며 패 없이 1승, 평균자책점 1.29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가진 KT는 포수 강현우(유신고)를 지명했고, 이후 3순위 LG부터 롯데, 삼성까지 모두 좌완 투수(김윤식, 홍민기, 허윤동)를 지명했다. KIA는 내야수 박민(야탑고)을, 키움은 좌완 투수 이종민(성남고)을, 한화는 우완 투수 남지민(부산정보고)을 선택했다. ‘포수 사관학교’ 두산은 경기고 포수 장규빈을, SK는 경남고 내야수 전의산을 지명했다. 야구인 2세들의 지명도 눈에 띄었다. KIA에 지명된 박민은 박성균 성남고 감독의 아들이다. 강인권 한화 코치의 아들 강태경(배명고)도 NC(41순위)에서 프로 생활을 하게 됐다. 대졸 선수 중에는 천성호(단국대)가 가장 먼저(전체 12순위) KT에 지명됐고, 해외파 중에서는 손호영(연천 미라클)이 LG(23순위)에, 문찬종(전 휴스턴)이 키움(57순위)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이번 드래프트는 고교ㆍ대학 졸업을 앞둔 선수(각 794명ㆍ276명)와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8명 등 총 1,078명이 지원했다. 지난 7월 1일 연고 지역 신인을 1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10개 구단은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10명씩 모두 100명을 선발했다.
한편, 이미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이날 행사에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상대팀 선수’로 1~3년 선배인 이정후(21)ㆍ강백호(20)를 꼽았다. 이정후를 선택한 신지후(한화)와 이민호(LG)는 “현재 리그 최고 타자와 맞대결을 하고 싶다”고 했고, 강백호를 선택한 오원석(SK)과 김태경(NC)은 “(강백호 플레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인상 깊었고 워낙 유명했다. 지금도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신지후는 특히 “이정후 선배와 저는 야구인 2세다. 자제들간 대결에서 이겨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이종범 LG코치의 아들이고, 신지후는 신경현 전 한화 코치의 아들이다. LG에 지명된 이민호(휘문고)는 ‘청소년대표팀에 차출되는 바람에 모교의 봉황대기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는데 심정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동료들과 봉황대기를 함께 하지 못해 정말 아쉬웠다”면서 “대신, 우승 후 동료들과 영상 통화를 했다”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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