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군 행진곡’ 제창에 日 누리꾼 불쾌감
국내 누리꾼 “불매운동에 중국인 관광객 늘어” 추정도
일본 오사카(大阪) 시내 한복판에서 중국인들이 오성홍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는 영상이 26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한국 누리꾼들은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며 벌어진 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일본 누리꾼들은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겨냥했다고 보면서도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일본 누리꾼이 지난 23일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수십 명 인파가 오사카의 난바 마루이 백화점 앞에서 오성홍기를 펼쳐 들고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누리꾼은 영상과 함께 “이게 일본이냐, 충격으로 정신을 잃을 것 같다. 중공군 지지자는 모두 중국으로 돌아가고 다시는 오지 말아달라”(su***)고 말했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들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반대하는 운동을 일본에서 벌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부른 ‘의용군 행진곡’이 중국에서 일제가 중국 침략을 본격화하던 시기 항일투쟁의 의미로 많이 불렸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이 곡은 1935년 중국에서 항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전영화 ‘풍운아녀(風雲兒女)’의 삽입곡이기도 하다. 한 누리꾼은 “중국 국가는 반일 노래다. 가사 속의 적은 일본과 일본인을 가리킨다”(ji***)고 지적했다.
이 게시물은 트위터에서 1만명이 넘는 공감을 얻고 약 9,000회 공유됐다. 일본 누리꾼들은 “왜 안 잡아가는 거지, 합법인가”(YA***), “심지어 지금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에 일본에 사는 중국인들이 앞다퉈 의욕을 보이고 있어 나가노 동계올림픽이 재현될까 걱정된다”(Ex***),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 폐지를 추진하자”(hi***)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 같은 사실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되자 국내 누리꾼들은 최근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된 것 아니냐고 의견을 남겼다. 이들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한국인을 대신하겠다는 일본의 완벽한 계획”(누***), “중국인의 일본 여행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해***), “최근 한국 관광객들의 뜸해진 발길 때문에 중국 관광객에게 더 열심히 대접할 것이다”(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영상 속 중국인들의 행태를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한 일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에서 저런 짓을 했다고는 믿기지가 않는다”(사***), “(중국인들은) 서울 한복판에서도 티베트인 시위대를 폭행하지 않았느냐, 사고 방식이 다르다”(뒤***) 등의 비판 의견이 나왔다. 이에 “중국이 일본에게 당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긱***)라는 반박도 따랐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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