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700경기 출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LG 이동현(36)의 고별 무대는 언제가 될까.
이규홍 사장과 차명석 단장 부임 이후 프랜차이즈 예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LG는 내년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박용택을 선례로 과거의 베테랑 홀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동현도 그만한 자격을 갖춘 선수다. 1차 지명 출신으로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2002년) 멤버이자 세 번의 팔꿈치 수술을 딛고 암흑기를 지탱해 온 불펜의 기둥이었다.
이에 LG는 이동현의 은퇴 후 진로를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성대한 은퇴식과 은퇴경기를 구상 중이다. 엔트리에서 말소됐지만 시즌 종료 때까지 1군 선수단과 동행할 이동현의 현역 마지막 등판은 최종 순위가 확정된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6일 현재 6위 KT에 6.5경기 앞선 4위를 달리고 있는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안정권으로 보이지만 순위 상승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3위 키움과 5경기 차로 적지 않지만 5위와 4위, 4위와 3위는 단기전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순위가 정해질 때까지는 베스트 전력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
이동현이 엔트리에 등록하고 은퇴 경기를 치르는 시점은 자연히 그 뒤로 미뤄질 것이고 경우에 따라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될 수도 있다. 불펜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동현의 상징성을 감안해 적정 시점에서 한 타자 또는 1이닝을 소화하는 정도의 ‘701번째 등판’이 유력하다. 은퇴식 또한 2년 전 이병규, 지난해 봉중근의 경험을 살려 지금부터 마케팅팀에서 최상의 고별 무대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면서 은퇴 결심을 굳힌 이동현은 지난 20일 699번째 등판이던 잠실 KIA전을 마친 뒤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이틀 뒤인 22일 잠실 NC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더그아웃에서 ‘마지막’을 의미하는 눈물을 쏟았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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