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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황제전형 아냐… 정유라 비교 안 돼” 입시전문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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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황제전형 아냐… 정유라 비교 안 돼” 입시전문가 주장

입력
2019.08.26 11:45
수정
2019.08.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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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학원 운영 김호창 대표 “정상적인 코스로 진학”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려대 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0년차 입시 전문가가 “조씨는 정상적인 코스로 진학한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김호창 업스터디 대표는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씨 입학 과정을 두고 불거진 황제 전형, 필기시험 프리패스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조씨가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특혜를 받아 고려대에 입학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 대표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2008년도에 수시가 1, 2차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시 1차는 5개 전형이 있었다”며 “그 전형 중에서 필기를 보는 전형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대에서 필기를 보는 시험이 없는데 필기를 안 봤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당시 진행된 면접시험도 일반 면접이 아닌, 특정한 주제를 주고 학생들이 그 문제를 푸는 형식이라면서 “실질적으로 봤을 때 이 시험 자체가 말 그대로 말로 하는 필기시험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게 아무 시험 없이 그냥 무사 통과, 프리패스가 됐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당시 전형이 불법은 아니지만 특별한 학생들에게만 주어지는 ‘황제 전형’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그는 “2010년도 수시1 전체 정원이 850명”이라며 “이 중에서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200여명이 뽑혔다. 실질적으로 봤을 때 거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학생들을 뽑는데 어떤 나라의 인구의 4분의 1이 황제인 나라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특별한 학생 한 두 명에게만 기회를 준 ‘황제 전형’이 아니라는 말이다.

입시 과정에서 의혹이 불거진 이유로 조씨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와 비교되는 것을 두고 김 대표는 “정유라는 사실은 입학 자격 자체가 안 됐다”며 “원서 접수 시 자격이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통과가 됐다는 건 고졸자를 뽑는데 중졸자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유라는 출석 일수도 대단히 문제가 많았고, 새롭게 승마라고 하는 특기자를 이대에서 추가를 했다. 이건 단군 이래 한 명이다. 단군 이래 한 명과 정상적인, 대부분의 그 당시에 열심히 고등학교 생활을 하던 학생이 들어갔던 그 전형과 이걸 똑같이 놓는다는 건 저는 그런 생각이 든다. 언론이 이렇게 유도를 하게 되면 ‘이 학생한테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의적으로 이럴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진행자 김어준씨가 “조씨의 자기소개서에 등장한 ‘유엔 인턴십, 물리대회 수상’을 두고 ‘고등학생이 어떻게 이런 활동을 했단 말이냐’라고 이게 또 황제라고 지적하는 게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이건 언론에서도 하는 이야기가 ‘소수의 특권층들만이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아까 이야기했던 리그가 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당시에 특허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뽑는 전형이 있었다. 이걸 가지고 학부모들이 박탈감을 느끼고 ‘우리 애는 왜 특허가 없을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특허 있는 애들이 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공포를 만들어 내는 성향이 있는 게 왜 그러냐 하면 당시에, 제가 수시 1차만 이야기했는데 2010년도에 수시 1차와 2차 다 합쳐서 2,200명을 뽑는데 그 중에서 수시 1차에 학생부전형이라는 게 450명을 뽑는 전형은 외고 학생들은 아예 못 간다. 범접을 못 한다. 내신만으로 뽑는다. 이건 지방 학생들한테 주는 배려다. 그러니까 실제로 2,200명 중에서 200명만 외고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는 전형이라고 보면 되고 다른 전형으로 가게 됐을 때는 외고 학생들이 내신이 불리했다”고 전했다.

또 입시 전문가가 조씨의 입시를 관리해줬다는 의혹에 김 대표는 “그럴 수 있다면 사실은 논문을 2주 동안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세계선도인재전형을 안다고 한다면, 강남 엄마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런 가이드를 받았다고 한다면 이게 내신과 어학 성적이 더 중요하다, 수상실적이 더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다 알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씨에게 입시 가이드가 있었다면 논문을 위해 2주나 걸리는 인턴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2박3일짜리 캠프 등 입시를 위한 효율적인 전략을 쓰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조씨가 부정 입학이 아닌 학생이라는 건 너무나 명백했다”며 “(대학에서) 이 학생을 붙이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뉴스가 ‘필기시험이 없었다, 황제전형이었다, 서류를 일부러 제출하지 않았다’ 이게 한 90% 정도만 거짓말이면 그런 부분들에 대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다. 나머지 10%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을 테니까. 그런데 100% 거짓말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이 부분은 문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어떻게 어른을 대표해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너무 이렇게 (이 학생을) 난도질해 놓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정유라와 똑같은 케이스다, 부정 입학이다, 그들만의 리그다’ 제가 보기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정적인 단어들을 다 썼는데 이 단어들을 이 학생이 과연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제가 만약에 어른을 대표할 수 있다면 아마 이 친구한테 사과를 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든다”고 덧붙였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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