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세기 아라가야 중심지로 추정돼 온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함안 가야리 유적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해발 45~54m의 구릉부에 토성(土城)을 쌓고, 그 내부에는 고상건물과 망루 등을 설치한 유적이다. 조선시대 사찬읍지(각 읍에 대한 행정자료집)인 ‘함주지(咸州誌)’와 17세기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등 고문헌,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이곳은 아라가야 중심지로 분석돼 왔다.
그간 함안 가야리 유적조사에선 여러 건물터와 유물들이 발굴됐다.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울타리) 시설, 대규모 고상건물지 등 14동의 건물지,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대표적 유물이다. 이를 통해 함안 가야리 유적이 군사적 성격을 띤 대규모 토성이었고, 유적 제작 시기는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부터 6세기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성벽부에 대한 정밀조사에서는 가야문화권에서 처음으로 ‘판축토성’을 축조하기 위한 구조물들이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판축토성이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은 성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라가야의 우수한 축성기술을 보여주는 이러한 구조들은 이전에 확인된 사례가 드물다”며 “아라가야는 물론 우리나라 고대토성의 축조수법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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