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에 푸틴 초청” 또 제안… G6 정상들 “너무 이르다” 반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24일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참가국 정상들이 회의 이틀째인 25일 한데 모여 논의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비아리츠=AP 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막을 올렸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지구촌 경제의 여러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 모색한다는 본래 취지와 반대로,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무역 갈등이 오히려 증폭될 공산이 크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탓이다. 외신이 꼽은 요주의 인물은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같은 조짐은 회의 첫날인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오찬’ 회동에서부터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사실 공통점이 많다. 오랜 친구고, 특별한 관계다”라면서 마크롱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으나, 실제로 두 정상은 프랑스의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세’ 부과와 그에 따른 미국의 프랑스산 와인 보복관세 방침을 두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로 그 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개최국 프랑스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고 NYT는 전했다. 마크롱 정부가 국내에서의 지지율 상승을 노리고 세계 경제 문제보다는 기후변화나 불평등, 아프리카 개발 등 트럼프 정부와의 의견 불일치가 뻔한 ‘지엽적 이슈’에 G7 회의의 초점을 맞췄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무역 전쟁을 중단하고, 심화하는 분열을 멈추자고 세계 지도자들을 설득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 사이에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5일 조찬 회동을 앞두고 “영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에는 상당한 장벽이 있다”면서 “미국이 영국과의 무역협상을 바란다면 규제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B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찰떡궁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존슨 총리로선 이례적인 언급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 간 ‘단합’을 저해하고 있다고 본다. 워싱턴포스트는 “G7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 속에 이번 회의가 ‘조용하고 생산적인’ 모임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방해자”라고 칭한 뒤, 이번 G7 회의를 통해 “분열이 곧 규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언론 보도를 “역겨운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는 회의 둘째 날인 25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면서 “우리는 좋은 회동을 하고 있으며, 지도자들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자신 때문에) 가시밭길 같은 G7 회의에서 통합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러시아의 G7 회의 재합류’를 제안했다. 그는 이날 존슨 총리와의 실무 조찬회담 도중 “내년 G7 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G6 정상들은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지지하지만, 러시아의 복귀에 따른 ‘G8로의 회귀’는 너무 이르다”고 일제히 반대했다고 AFP통신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