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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업 지원금, 되레 중소벤처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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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창업 지원금, 되레 중소벤처 발목 잡아”

입력
2019.08.25 17:19
수정
2019.08.25 22:3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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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ㆍ민주당ㆍ변협 공동 주최 ‘중소벤처기업인 정책 마련 심포’

한국일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실, 대한변협 중소벤처기업법 포럼이 주최한 심포지엄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감회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공=대한변협
한국일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실, 대한변협 중소벤처기업법 포럼이 주최한 심포지엄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감회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공=대한변협

“중소벤처기업인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재창업 자금의 거치기간이 1년 밖에 안 되는 등 현실을 외면한 정책을 없애고 자금지원을 장기적으로 접근해달라는 것입니다. 재창업 지원은 사업성에 기반해야지 ‘나눠먹기식 숫자 늘리기’ 지원도 배제해야 합니다.”

한 때 성공한 벤처기업인으로 불리던 이원배 ‘더원리빙’ 대표의 격정적 토로에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 모인 청중들은 숙연해졌다. 2012년 자체 개발한 전기보온기를 국내 대형 마트에 납품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시작한 이 대표는 2016년 일본 수출길도 확보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11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받은 1억5,000만원의 재창업 자금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기존 사업 실패에 따른 구상권이 재창업 자금에 붙으면서 매달 200만원씩 모두 8,000만원의 빚을 상환하다 보니 새로운 사업에서 얻은 수익으로 생산을 확대하기도 전에 2017년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벤처기업인들의 도전에는 이 대표와 같은 짙은 그늘도 없지 않다. 벤처인들이 좌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창업 지원자금을 포함한 법적 제도적 걸림돌. 한국일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대한변호사협회 산하 중소벤처기업법 포럼 공동 주최로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실패를 딛고 재기로 : 중소벤처기업인 재도전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 심포지엄’에서도 같은 고민과 함께 대책이 쏟아졌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입법부와 사법부, 전문가 집단은 이 대표가 지적한 구상권 회수 보증 등 연대보증채무 관련 제도를 수정하는 데 가장 먼저 뜻을 모았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벤처기업 자문 전문가인 허재창 법무법인 인헌 변호사는 주제 발표에서 “벤처인의 연대보증 채무가 지난 해 9월 기준 12만건에 달하는 등 재도전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며 “주채무자인 (과거 실패) 법인이 폐업한 경우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보증인의 선택에 따라 변제기를 40세 이후 또는 폐업 후 7년 중 중 긴 기간까지 유예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에서도 취지에 동감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임동한 서울회생법원 판사는 “면책결정을 받는 시점 등에 대한 채무자회생법의 세부 규정을 개정하는 것도 실효적 방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제 발표자인 김인수 카이스트 기업가정신연구센터 교수는 “자금 지원 현실화와 동시에 창업 교육에 실패 사례를 공유할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미국처럼 철저하고 엄격한 검증을 통해 정부가 벤처기업에 보증과 융자를 해주는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게임 ‘뮤’를 개발한 웹젠(시가 총액 7,521억원)의 최대주주이자 성공한 벤처기업인 출신인 김병관 의원은 자금 지원 개선 방안 등을 현실화하기로 약속했다. 김 의원은 “벤처기업인의 파산과 회생, 부담 경감 및 정책자금 지원 투명화를 위한 이날 지적을 입법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회생법원과 중소벤처기업부 등과의 협력 프로세스를 확대해 벤처인의 재도전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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