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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ㆍ일 경제전쟁의 시발점이 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부문에서 일본 업체들의 평균 연구개발(R&D) 비용이 한국보다 41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R&D 분야 투자 확대와 함께 규제 개선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국과 일본 부품ㆍ소재 기업 1만117곳(한국 2,787곳ㆍ일본 7,330곳)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화학소재 일본 기업의 평균 R&D 비용은 2,860만달러로 한국 업체(70만달러)의 40.9배에 달했다. 평균 매출(17.9배)과 평균 당기순이익(23.3배), 평균 자산(20.5배) 등 주요 재무 항목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비교(단위: 달러•1개사 당 평균)

한국일본한국 대비 일본기업 규모
매출9,090만16억2,760만17.9배
당기순이익520만1억2,130만23.3배
연구개발(R&D) 비용70만2,860만40.9배
총자산1억1,060만22억6,340만20.5배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부문별로 보면 섬유ㆍ고무ㆍ플라스틱ㆍ비금속광물 등 소재 산업의 경우 한국 기업의 평균 R&D 비용은 110만달러였다. 일본 기업은 170만달러로 한국의 1.6배였다. 반면 금속가공ㆍ일반기계ㆍ전자ㆍ정밀기기ㆍ수송기계 등 부품 산업에선 일본 기업의 평균 R&D 비용(480만달러)이 한국 기업(1,260만달러)의 38%에 불과했다. 하지만 반도체 R&D 비용을 제외하면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 부품 기업들의 전체 R&D 비용이 76%나 급감(1,260만달러→300만달러)했고, 일본 기업들의 평균 R&D 비용이 한국보다 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특정 부문에 집중된 국내 산업 R&D의 취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한국의 부품ㆍ소재 산업은 반도체 쏠림이 심하기 때문에 화학이나 정밀부품 등 다른 핵심 소재ㆍ부품 R&D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술경쟁력이 부족한 핵심 부품ㆍ소재 R&D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고,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화학물질 관련 규제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화평법은 기업이 연간 1톤 이상 화학물질을 제조ㆍ수입할 때 성분 등을 의무적으로 정부에 신고하도록 한 제도다. 화관법은 화학물질 공장의 안전 의무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업계에선 규제 수준이 과하다며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들 법 적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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