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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손실 위기’ 은행 DLF, 절반은 고령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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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손실 위기’ 은행 DLF, 절반은 고령층에 팔렸다

입력
2019.08.25 13:54
수정
2019.08.25 19: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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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DLF 사기 판매 혐의로 은행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DLF 사기 판매 혐의로 은행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금 손실 위기에 빠져 있는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절반 가까이가 65세 이상 고령층에 판매됐으며, 투자고객 5명 중 1명은 비슷한 상품에 투자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집중 검사 대상으로 삼은 불완전 판매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정황으로 평가된다.

25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우리은행이 개인에 판매한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잔액은 934억원이었다. 또 16일 기준 하나은행이 개인에 판매한 영국ㆍ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 잔액은 3,438억원이었다.

두 상품을 합쳐 총 4,422억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한 DLF 상품 잔액은 2,020억원으로 확인됐다. 전체 금액의 45.7%에 해당한다. 구매 고객 수로 따지면 DLF 상품을 보유한 고객 2,043명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768명이 65세 이상이었다. 65세 이상의 상품 평균 보유액도 2억6,300만원으로 전체 평균 2억1,600만원보다 높았다.

아울러 두 은행에서 DLF 상품을 사들인 사람 5명 중 1명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해 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독일 국채 DLF의 경우 16%가 과거 펀드 가입 경험이 없다고 답했고 하나은행 미국ㆍ영국 CMS 금리 DLF의 경우 18%가 주가연계펀드(ELF)나 DLF 투자 경험이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23일부터 DLFㆍ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검사하고 있다. 특히 안전 지향성이 높은 고령투자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15년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관련 고령 투자자 보호 방안’에 따르면, 상품 구조가 난해하고 손실 위험이 큰 파생상품은 ‘투자권유 유의상품’으로 분류되며 70세 이상 투자자는 ‘고령투자자 보호 확인서’와 ‘투자권유 유의상품 가입 추가 확인서’ 등을 작성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은행 직원이 손실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들도 행동에 나섰다. 금융소비자연맹과 키코공동대책위원회 등은 23일 DLS 사기 판매 혐의로 우리은행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고,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추가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판매수수료 수입에 매몰된 은행의 성과 평가 방식 때문에 무리한 DLF 상품 판매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영업직 평가 기준이 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해, 고객 수익률의 평가 배점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KPI에 고객관리지표를 신설하기로 했고 하나은행은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KPI의 고객 수익률 비중을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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