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지 1년 넘게 지났지만 정작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181개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84만1,832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시점(82만7,098명)과 비교해 1.78%(1만4,734명) 늘어난 수준이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지 않았던 2017년 6월 말 이후 1년간 증가율(1.67%)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앞서 정부는 주 52시간을 도입하면서 일자리 나누기를 토해 고용 증가 효과가 있을 거라고 설명했었다.
특히 주 52시간제 적용 기업의 고용 증가율은 300인 미만 사업장 및 특례업종에 속해 주 52시간제를 적용하지 않았던 기업 110곳의 고용 증가율(1.98%)보다 오히려 더 낮았다. CEO스코어는 “당장 눈에 띄는 고용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기업별로는 LG전자가 1년 사이 고용 인원이 3296명(8.8%) 늘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전국 130여개 사후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 약 3,900명을 직접 고용한 영향이 컸다. 이어 삼성전자(3,091명ㆍ3.0%)와 SK하이닉스(2,607명ㆍ10.4%), LG화학(2,029명ㆍ11.5%), CJ제일제당(1,159명ㆍ17.4%)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ITㆍ전기전자(16개사)에서 5,209명(2.13%)이 늘면서 가장 높은 고용 증가율을 보였다. 석유화학(24개사)은 3,640명(6.74%), 자동차·부품(23개사)은 2,188명(1.41%) 증가했다. 반면 건설ㆍ건자재(27개사)는 오히려 고용 인원이 1,507명(2.13%) 줄면서 13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고용이 줄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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