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제 교배로 한 ‘실습’, 태어난 강아지는 수의대생 몫?
한 대학 수의학과에서 실험을 위해 준비된 실험견들의 모습. JTBC 영상 캡처

한 대학 수의학과 학생들이 개를 대상으로 동물윤리에 어긋나는 실습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지난 21일, 한겨레와 JTBC는 경북대 수의학과 전공과목인 ‘수의산과실습’ 수업에서 강제 교배 등 동물학대 행위가 벌어졌다는 학생들의 내부 증언을 전했습니다. 수의산과학은 사람의 산부인과와 비슷한 분야로, 동물의 교배와 번식 생리를 주로 가르치는 과목입니다.

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개를 붙잡고 생식기에 도구를 집어넣은 다음 세포를 채취하는 ‘질도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질도말이란 암컷 개의 질 내부 세포를 채취한 다음 발정기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학생들은 이 실험 과정에서 개가 상당히 고통스러워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심지어는 유선종양을 앓고 있는 암컷 개도 실험 대상이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종양이 개의 몸에 전부 퍼져서 폐에도 종양이 생겼다고 합니다.

암컷의 발정기가 확인되면 강제 교배가 진행됐습니다. 한 학생은 만일 수컷이 발정기가 오지 않으면 약물을 투여해 강제로 발정시킨 적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교배가 진행돼 암컷이 임신에 성공한 다음 강아지가 태어나게 되면 그다음은 학생들의 몫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수업을 진행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태어난 강아지들을 떠넘겼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강아지를 분양해야 했습니다.

실험에 동원된 개들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 해당 수의학과 교수는 "고기 파는 곳, 개장에서 구출한 개들"이라고 밝혔다. JTBC 보도영상 캡처

문제는 또 있습니다. 바로 실험에 동원된 개들의 ‘출처’입니다. 수업을 진행한 경북대 수의학과 김 모 교수는 실습에 사용한 개를 어디서 데려왔느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고기 파는 곳, 개장에서 구출한 개들”이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현행법상 이 행동 자체를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보호법 24조에 따르면 ‘유기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식용견을 구입해 실험에 사용한 행동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실험동물법에도 정식 공급업체에서 공급받지 않은 동물로 실험하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법 적용 대상에서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은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한 대학 수의학과 교수는 동그람이와의 통화에서 “아마 전국에 있는 수의대들이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보도에 나온 일련의 실습 과정은 동물윤리를 고려하지 않은 실습”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개가 원치 않는 시점에 부담스러운 임신을 하게 될 뿐 아니라, 사람이 책임지지 못할 생명을 계속 태어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교수도 산과실습 자체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임신 진단이나 교배 적기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살아있는 개를 직접 실습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모형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일 질도말 세포가 필요하다면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할 때 함께 채취해 샘플을 확보할 수도 있다”며 산과실습을 진행하는 교수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우리 대학에서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실험을 (경북대 사례처럼) 비윤리적으로 진행했지만,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실제 동물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경북대 수의학과 학생들의 폭로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2. 산양 보호대책 없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중단되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홍보하기 위해 열린 모의법정에서 전시된 박제된 산양의 모습. 이 산양은 6년 전 경북 울진에서 발견됐지만 구조를 받지 못하고 숨졌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산양의 서식지에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에 위치한 오색 약수터부터 대청봉 인근까지 약 3.5km를 잇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갈등을 빚었습니다. 당시 문화재청은 건설 예정지가 천연보호구역이라는 점을 들어 개발을 제지했습니다. 양양군과 문화재청의 법정 공방 끝에 결국 문화재청은 2017년 11월, 사업을 조건부 허가했습니다. 이 조건은 산양 및 멸종 위기종 보호대책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제출해 원주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갈등협의회)의 평가를 받아 환경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양양군이 제출한 보완서를 받은 갈등협의회가 지난 16일 제12차 종합토론을 가진 뒤 사실상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갈등협의회 위원 14명 가운데 과반이 넘는 8명의 위원이 ‘부동의’ 혹은 ‘보완내용 미흡’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종합회의를 통해 위원들은 ‘산양은 소음에 매우 민감하다’, ‘산양 외 무산쇠족제비, 하늘다람쥐 등 설악산에 서식하는 다른 멸종 위기종에 대한 조사는 전혀 되어 있지 않다’며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서를 비판했습니다.

위원들이 비판한 내용은 사실 환경단체와 동물보호단체가 제기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문화재청이 내린 사업 허가를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 소송에는 설악산에서 서식하는 산양 56마리가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지난 5월, 이 소송에 대해 산양의 원고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각하했습니다.

환경부는 갈등협의회의 검토 결과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에서 작성한 연구 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말 케이블카 사업 진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국회 환노위 소속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부는 국립공원 환경보호 및 멸종 위기종 서식지 보존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하루빨리 이 건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려 해묵은 갈등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하지만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을 지역 내 숙원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양양군이 사업 추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이슈 업데이트
1. 초복 이틀 전 도살당할 뻔한 유기견, 끝내 숨져​
초복을 앞둔 지난 7월10일 도살당할 뻔한 유기견 '블레니'가 세상을 떠났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지난 초복, 불에 그을려 도살될 뻔한 유기견이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2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유기견이 21일 새벽 쇼크사했다고 알렸습니다. 단체 측은 이 개의 이름을 ‘블레니’로 짓고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블레니는 초복을 이틀 앞둔 지난 7월10일, 신원 미상의 70대 두 남성들에 의해 도살당할 뻔했습니다. 두 남성은 깨진 유리병으로 블레니를 찌르고, 토치에 그을려 도살하려 했습니다. 이 모습은 한 시민에 의해 목격됐고, 목격자는 두 남성을 제지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도살을 시도하던 이들은 블레니를 자루에 담아 도망치려 했으며 목격자는 이들 중 한 명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응급상황에 처한 블레니는 즉시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는 위중했습니다. 한 달 동안 블레니는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현재 경찰은 달아난 공범 검거에도 성공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SNS를 통해 “블레니가 더 이상은 길 위에서 떠돌지 않아도 되고 생명의 위협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평온하기를 바란다”며 블레니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잡아먹기 위해 살아있는 생명을 유리병으로 찌르고 산 채로 불태우는 잔혹함과 야만성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범인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많은 이들의 동참을 부탁했습니다.

2. ‘퇴역 경주마 학대’ 제주축협,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 송치

퇴역한 경주마를 폭행하고 도살한 혐의로 고발당한 제주축협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2일 제주축협과 제주축협 관계자 3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고발에 따르면 이들은 퇴역한 경주마를 도살하는 과정에서 다른 말들이 지켜보도록 했고, 지저분한 축사에 말들을 방치하면서 쇠막대로 두들겨 때렸습니다. 페타는 지난 2018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이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서부서는 다른 말들이 보는 앞에서 퇴역 경주마를 도살한 행위는 동물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1항에 따르면 다른 동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금지돼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도살 전 말을 폭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 판단을 내렸습니다. 경찰은 “판례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한 결과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경찰의 ‘불기소 의견’을 검찰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진욱 동그람이 에디터 8leonard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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