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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훼손에 암매장까지, 세상이 무섭다”… 잇단 흉악범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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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훼손에 암매장까지, 세상이 무섭다”… 잇단 흉악범죄 왜?

입력
2019.08.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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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한강 몸통 시신사건 피의자 장대호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한강 몸통 시신사건 피의자 장대호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세상 참 흉흉하네요.”

‘한강 토막 시신 사건’과 ‘가출 청소년 암매장 사건’ 등 최근 잇따른 잔혹 범죄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평범한 모텔 종업원이 사소한 시비를 벌이다 돌변해 잔혹성을 드러낸 점에서 한강 시신 사건은 더 충격적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고양경찰서는 전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의 신병을 검찰에 넘기고 사건을 송치했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자신이 일하는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 B씨(32)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를 살해한 뒤 그가 머물던 방에 수일간 방치한데다 칼 등을 이용해 머리와 사지를 자르는 등 잔혹한 범죄 수법은 큰 충격을 줬다. 평소 정신병력이나 이렇다 할 전과기록도 없는 평범한 그였기에 더욱 그랬다.

범행 동기는 단순 시비였다. 장대호는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22일엔 10대 암매장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10대 가출청소년을 살해한 뒤 인근 암매장한 혐의로 C씨(22) 등 20대 3명을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9일 자신들이 꾸린 가출팸(가출+패밀리)에서 함께 생활하던 D(당시 17)군을 경기 오산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유인해 같은 날 오후 7시~9시 사이 집단폭행 해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다.

경기 오산 백골 시신 발굴영상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 오산 백골 시신 발굴영상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들은 가출팸에 또 다른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D군이 지난해 6월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경찰에 알리자 잔혹한 수법의 범행을 저질렀다.

이렇게 지난 6월6일 백골상태의 시신이 발견된 지 74일만에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사 결과 경찰에 붙잡힌 이들 3명 역시 과거 정신질환 전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래방 손님 토막살인사건의 변경석(35), 여중생 딸을 납치ㆍ살해한 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42), 전남편 살인 혐의의 고유정(36) 등 그간 경찰이 신상공개를 결정한 피의자들 역시 잔인한 범죄 수법을 보여 대중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전문가들은 잇단 흉악범죄의 원인을 사회현상에서 찾는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고유정 사건 등이 언론에 많이 나왔고, 그러다 보니 (잔혹범죄에 대해) 둔감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장대호가) 투숙객을 살해한 뒤 자연스럽게 토막을 내서 은폐하는 수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 학습효과로 사체 훼손까지 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도 “토막을 내서 시신을 유기하거나 암매장하는 건 사회적으로 암시를 받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사회적으로 시신을 훼손하는 범죄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학습한 것”이라고 봤다.

잇단 흉악범죄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목소리도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비사회화 된 구성원은 사회적 관계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상적으론 수동적인 행동패턴을 보이지만, 한번 자기를 무시했다 싶으면 확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비사회화 된 구성원이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사회적 문제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화가 될 타이밍을 놓친 사람들을 어떻게 사회구조 속에서 건강하게 머물게 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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