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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이해했다”더니... 靑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계기" 궁색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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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이해했다”더니... 靑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계기" 궁색한 해명

입력
2019.08.23 20:00
수정
2019.08.23 23:3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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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靑 안보실 2차장 “美, 희망대로 안 돼 실망한 건 당연”

“양국 NSC 9번 협의” 강조에도 “靑이 아전인수격 해석” 비판 나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미국이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자 청와대가 당황한 기색이다. 연장 필요성을 설득해온 미국을 달래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하며 “미국이 한국 입장을 이해했다”고 자신했던 탓이다. 청와대는 ‘미국 입장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니 실망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미국의 입장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3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 설명과 달리 미국으로부터 지소미아 종료가 실망스럽단 반응이 나온다.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미국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실망감은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희망한대로 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했다. 미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정부 말대로라면 한국 입장을 이해한다던 미국이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표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입장은 없었다. 이에 ‘미국이 어떤 부분을 이해했다고 한 것이냐’ 등 비슷한 질문이 두 차례 더 나왔지만 김 차장은 끝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7~8월에 한미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유선 협의 횟수만 9차례에 달한다고 소개하며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의했다”,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도 일본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미국의 이해 범위에 대한 한국의 해석이 잘못됐거나,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미국도 이해했다’는 표현을 사용했을 개연성이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소미아 파기를 미국이 이해했다는 청와대 발표는 반나절도 안 되어 가짜뉴스로 판명났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해한다는 건 동의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지만, (입장을) 알아들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지 않냐”고 해명했다.

김 차장은 오히려 지소미아 종료가 “한미 동맹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우리가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면 이는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한미 동맹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국방력을 갖춘다면 동맹국으로서의 가치가 증대해 미국과의 협력 관계도 공고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김 차장은 “일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독자적인 정보수집, 판독ㆍ분석 능력, 국방력을 한층 강화하면 동맹국의 우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대변인 명의로 강한 우려와 실망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근거 없는 희망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전날에 이어 일본이 한국의 외교적 노력을 무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와해하거나 일본과 정보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며 “2014년 12월 체결된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약정(TISA)을 통해 미국을 매개로 한 3국 간 정보공유 채널을 적극 활용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하며 안보 불안을 씻는 데 주력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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