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프로듀스X101’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 논란의 상관관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Mnet의 글로벌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X101’에 대해 제작진 의견 진술을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로 구성된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진실 규명을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 논란을 거론했다.
진상규명위는 성명에서 “투표 조작 의혹이 정의롭지 못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여러 의혹과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기에 결단코 좌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행태가 벌어지고 있기에, 작금의 세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원회가 조 후보자를 언급한 건 평등한 기회와 과정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 조작 의혹이 인 것과 조 후보자 딸 조모씨의 장학금 및 입시 특혜 논란을 동일시하면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조씨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것과 외고 재학 중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고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대학생들은 ‘과정의 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선 상태다. 물론 투표 조작 의혹과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동일시 하는 건 무리라는 반응도 있다.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의혹은 지난달 19일 프로그램 종영 이후 불거졌다. 1위부터 20위까지의 연습생들 최종 득표수가 특정 숫자 ‘7494.442’의 배수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1위를 한 김요한 연습생은 최종 득표에서 133만4,011표를 얻었다. 이는 특정 숫자 7494.442의 178배다. 2위를 한 김우석 연습생 최종 득표수는 130만4,033표로, 7494.442의 174배다. 107만9,200표를 얻은 3위 한승우 연습생 경우 7494.442의 144배, 104만9,222표를 얻은 4위 송형준 연습생은 7494.442의 140배다. 7494.442라는 특정 숫자를 기준으로 최종 득표수가 178배부터 38배까지 반복 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관련 글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 의원은 “조작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며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다. 검찰이 수사를 해서라도 사건에 대한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 진상규명위는 CJ ENM과 프로듀스X101 프로그램 제작진,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의 소속사 관계자 등을 사기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 및 고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CJ ENM 측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CJ EN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관련 사항을 수사 중이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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