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28일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당시 공식 환영행사에서 8초간 악수를 한 뒤 지나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2일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와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이후 일본 정부는 공식 반응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들은 “극히 유감이다”, “믿을 수 없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반응을 쏟아냈다. 교도(共同)통신은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오늘 중 한국 측에 항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 주요 각료들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 온 터라 한국의 결정이 ‘예상 외’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더욱이 북한이 최근 발사체 발사를 거듭하고 있어 북한 핵ㆍ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지소미아 연장 의사를 한국에 전달해 왔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측 결정을 긴급 타전하고, “한일갈등이 안전보장 분야로 파급됐다. 한일 간 균열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영향은 당장은 없지만 향후 방위당국 간 의사소통에 대해 우려했다. NHK는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에 대한 영향은 그다지 없다. 미일 간 안보분야에서 연계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측의 결정은)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본 측이 징용문제에 대한 자세를 바꿀 수 없다”며 “방위 면에서 미일이 연계하고 있어 당장 영향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방위성 간부는 “예상 외의 대응”이라면서도 “한국 측 주장을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이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듯 했던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郎) 자민당 외교조사회장은 “미일 간에는 안전보장상 손실이나 손해가 전혀 없다”며 “왜 한국이 이렇게까지 초조해 하는지 모르겠다. 양국의 젊은 세대들에 반일이나 혐한이 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일본 정부는 그간 유지했던 한미일 안보협력 틀에서 한국을 제외한 채 미국과의 연계를 보다 강화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이후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해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제외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전 방위장관은 산케이(産經)신문에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결정으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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