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격화 속 ‘균형추’에 한 발 더

지난 5 미국과 일본, 필리핀, 인도 등 4개국 군함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를 항행하는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미국과 사상 첫 해상 합동훈련을 개최한다. 작년 10월 중국과 처음 합동훈련을 가진데 이어 미국과도 실시함으로써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균형추’로 한발 더 나가서는 모양새다.

22일 태국 방콕포스트는 아세안 소식통을 인용, “미 해군과 아세안이 내달 2~6일 해상 합동훈련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아세안 10개 회원국 모두가 참가한다”며 “최소 8척의 함정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참가 화력 규모는 작년 10월 중국-아세안 합동 훈련 당시와 비슷하지만, 훈련 기간은 중국(7일)보다 이틀 짧은 것이다.

훈련 해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을 맡고 있는 태국 남부 촌부리주에서 내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 베트남 국토 남단 까마우성 인근까지, 길이 약 600㎞ 해역이다.

아세안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과의 합동 훈련 개최에 합의한 뒤 그 해 10월 말 중국 광둥(廣東)성 인근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개최했다. 합의 당시 중국은 합동 훈련 시 ‘외부세력 배제’를 요구,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을 부정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합동훈련 직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서 18개국 “2019년 미국과 아세안의 해상합동 훈련에 대한 (양측의) 개최 의사를 환영한다”며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미국과의 별도 훈련 계획을 공개, 이번 훈련을 예고한 바 있다. ADMM+18은 아세안이 중심이 된 군사 협력체다.

이 같은 아세안의 행보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으로 분쟁이 일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강 대 강 대치 중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세안의 ‘균형 맞추기 조치’로 해석된다. 지역 안정을 위한 전략적 선택 내지는 미중 갈등 상황을 자신의 입지 강화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세안 10개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ADMM+18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8개국이 참가하며, 이들의 병력은 전 세계 90%를 차지한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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