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제인 마운트가 2008년 이후 가장 자주 그린 책들을 모아 그렸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을 바꾸고 영감을 주며 삶의 질문에 답을 주는 진짜 고전이라고 했다. 아트북스 제공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랬다면 디지털 시대에 진작 자취를 감췄을 거다. 책 더미는 때로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하고,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은 지역 내 유명 관광명소가 된다. 책은 읽기만 하는 도구도 아니다. 책은 즐길 수도 있다. 사소하게는 책 제목과 표지, 형태를 눈여겨보는 것부터 작가가 책을 썼던 방을 찾아가보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모으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파는, 작은 책방을 운영해보는 것 등이다. 이런 이유로 책은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 했다.

인류학을 전공하고, 미술을 배운 미국인 일러스트레이터 제인 마운트는 책 더미와 책장을 그리면서 책을 즐겼다. 어느 날 식탁에 앉아 자신의 책장을 그리기 시작해 친구들의 책장도 그렸다. 그러다 흥미를 느꼈다. 책장 선반에 가지런히 꽂힌 책이나 차곡차곡 쌓인 책 더미에서 책을 고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가 갖고 있는 신념이 무엇인지 책들은 말없이 드러냈다. 2008년 이후 저자가 그린 책은 1만5,000권, 책장은 1,000여개에 달한다. 마운트는 그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것들을 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주제별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책, 관심이 있으면 찾아볼 만한 책, 유명 작가들이 글을 쓴 공간, 각국 인기 서점과 도서관 등을 삽화와 함께 깨알 같이 소개한 책 백과사전이다.

제인 마운트가 프랑스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그린 것. 이 고서점은 선교사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건너온 실비아 비치(1887~1962)가 처음 열었던 곳으로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등 당대 유명 작가들의 사랑을 받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금서들도 종종 거래되곤 했다. 1941년 나치가 프랑스를 점거하면서 문을 닫았다가, 1951년 조지 휘트먼이 다시 문을 열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비포선셋’에서 두 주인공이 9년만에 재회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트북스 제공

책의 원제는 Bibliophile(애서가). 직역하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말하지만, 책과 사랑에 빠져보라는 저자의 뜻을 담았다. 서문에서 저자는 “당신이 어느 책 한 권을 사랑하면, 그러한 사랑 덕분에 서로 인연을 맺고, 이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기적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범람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 셀피(selfiesㆍ스스로 자기자신을 찍은 사진)보다는 셸피(shelfiesㆍ자신의 책장을 찍은 사진)가 어쩌면 당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겠다.

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제인 마운트 지음ㆍ진영인 옮김

아트북스 발행ㆍ240쪽ㆍ2만9,000원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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