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국 딸에겐 서울대 대학원도 의전원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조국 딸에겐 서울대 대학원도 의전원으로 가는 징검다리였나

입력
2019.08.22 17:53
수정
2019.08.22 17:54
0 0
지난 21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지난 21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 후보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그동안 “특수목적고, 자립형사립고, 국제고 등은 원래 취지에 따라 운영되도록 철저히 규제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피력했다. 하지만 정작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특목고와 대학ㆍ대학원을 의료인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 스펙’ 정도로 여긴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인터넷 유료 사이트 등에 남겼던 입시용 자기소개서(자소서)와 글들이 근거다.

22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자소서에서 조씨는 “고등학교 당시 한국유엔인권정책센터(KOCUN)가 주관한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해 제네바에서 유엔본부 회의를 참관하던 도중 환경에 대한 흥미를 느끼고 유엔환경계획(UNEP) 본부에 대해 배우면서 환경관리학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에 입학했다”는 내용도 강조했다.

이 자소서가 작성된 건 2014년 초인데, 이듬해 6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자소서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적혀 있다. 조씨는 “미국에서 유치원을 다닐 당시 단짝 친구는 팔이 없어 후크를 장착하던 아이로, 언젠간 그의 팔을 고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사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서술했다. 또 “중환자실에서 장기 투병하다 돌아가신 친척을 보면서 환자의 치료 외에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의사의 역할을 고민했다”고 썼다.

불과 1년 여 만에 ‘꿈’이 바뀌었지만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에 기술한 경력사항을 보면 애초부터 목표는 의료인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조씨는 아프리카 케냐 의료봉사, 모 대학 의료원 국제진료센터 통역 봉사 등 일찍부터 관련 경력을 준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조씨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대 의전원 합격 수기'에도 유추 가능한 내용이 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2013년 대학 졸업 학기에 서울대 의전원을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점수가 80점대였다고 밝혔는데, 이를 감안하면 성적 때문에 탈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전국 의전원 합격 MEET 최소 점수는 130점대였다.

수기 작성자는 “그 후 서울대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재수를 준비했다”고 적었다. 2014년 3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했다가 도중에 MEET 점수를 반영하지 않는 부산대 의전원으로 간 조씨의 진학 코스와 일치한다. 조씨의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에도 서울대 환경대학원 재학 내용이 들어 있다. 조씨는 의전원에 가기 전 잠시 적을 뒀던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두 차례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조씨는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를 인터넷 유료 판매 사이트에 올려놨었다. 자소서 종류와 사이트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5만원에 판매된 곳도 있었다. 조씨가 해당 사이트에 올렸던 자소서들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진 최근 모두 삭제됐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