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저희 가족이 당한 비극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도록” 
지난 19일 A씨(72)가 몰던 승용차가 부산 동구의 한 도로 옆 인도를 침범해 30대 임신부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70대 운전자가 인도에 서 있던 임신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자신을 피해 임신부의 가족이라고 밝힌 이가 고령 운전자 자격 요건을 강화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지난 21일 ‘제발 70대이상 고령 운전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2019년 8월 19일 부산에서 한 70대 고령 운전자가 인도 위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6개월차 임신부를 차로 덮치는 잔인한 사고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피해 임신부의 가족이라고 밝힌 이가 지난 21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제발 70대이상 고령 운전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은 “그 사고로 차 밑에 깔린 임신부는 두 다리를 크게 다쳐 8시간에 걸친 긴 수술을 받아야 했고 어쩌면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견을 듣고 지금 고통과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행 중 다행히 뱃속 태아는 무사해 아기를 위해 다리가 찢기는 극심한 고통에도 무통주사도 반려하며 아기를 지키려는 산모 모습을 보며 그녀의 가족으로서, 아이를 둔 엄마로서 참담하기 그지없고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아무 잘못이 없는 그녀가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며 “가해자 70대 노인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긴박한 상황에 사람이 서 있는 인도로 핸들을 틀었던 말도 안 되는, 상황 판단이 떨어지는 대처능력이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70대 이상 고령 운전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철저하게 관리해 저희 가족이 당한 이런 비극을 다른 분들은 겪지 않도록 청원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22일 오전 5,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지난 19일 A씨(72)가 몰던 승용차가 부산 동구의 한 도로 옆 인도를 침범해 30대 임신부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A씨가 운전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6일에도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전북 전주시 한 아파트 주차장 내 간이 수영장으로 돌진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던 어린이와 보육교사 등 5명이 다쳤다.

또 지난 5월에도 70대 고령 운전자가 경남 통도사 앞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도 발생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남 통도사를 찾은 이들은 운전자 C(75)씨가 몰던 차량에 참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모녀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결함은 없었다는 감식 결과를 토대로 C씨가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일부 지자체는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