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아쿠아스튜디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반지하 집이 고양아쿠아스튜디오에 세트장을 설치 추 촬영됐다. 추후 물난리로 침수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다. 다음 영화 사진 캡처

폭우에 물이 가득 찬 반지하 집(기생충), 쓰나미로 물바다가 된 부산 도심(해운대), 피난을 위해 큰 배로 옮겨 타는 장면(국제시장), 왜적의 침입에 맞선 거북선의 일전(명량), 일본의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다 탈출하는 행렬(군함도)...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이들 영화 속 ‘물’ 관련 장면이 모두 같은 장소에서 촬영됐다. 위험천만하고 스펙터클 한 수면·수중·특수효과가 가능한 곳, 바로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아쿠아스튜디오다.

국제시장 실제 영화속 장면.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국제시장 활영 모습.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이들 영화 외에도 ‘타워’, ‘도둑들’, ‘부산행’, ‘연평해전’, ‘봉이 김선달’, ‘용의자’, ‘해무’, ‘해적’, ‘신과함께’, ‘창궐’, ‘탐정’,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의 영화와 드라마 ‘영광의 재인’ 등 웬만한 수면·수중·특수효과 장면은 모두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영화 도둑들 내용 중 배우 김혜수가 탄 차량이 바다에 추락하는 장면.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 명장면이 촬영될 수 있었던 것은 고양아쿠아스튜디오(전체면적 2만5,905m²) 내에 대·중·소형의 수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수중·수면·폭발·전쟁·CG소스 등 다양한 장면 촬영이 가능하다.

영화 명량 속 장면.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대형수조는 가로 58m, 세로 24m, 최대 깊이는 4m(평균 3.8m)다. 중형은 가로 20m, 세로 25m, 깊이 3.8m이며, 소형은 가로 11m, 세로 24m, 깊이 3m다. 이들 수조에 세트장을 만들거나 배를 띄워 놓고 물을 투입해 수면 또는 수중, 특수효과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다.

‘기생충’의 경우도 대형수조에 배우 송강호 가족이 살았던 반지하 집을 만들어 놓고, 집중호우로 저지대 지역에 물난리 나면서 이들 가족의 집이 잠기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로 리모델링 되기 전 정수장 모습.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처음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위해 조성된 것은 아니다. 이곳은 당초 서울과 고양시민 등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고양정수장이었다. 1970년대에 조성된 이후 노후화 돼 2000년대 초반 수도 정비사업으로 정수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텅 빈 채 남겨졌다.

10년 가까이 폐허로 방치된 이곳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은 영화 ‘해운대’가 촬영되면서다. 쓰나미가 일어 부산도심이 물바다가 되는 장면이 바로 폐정수장 대형수조에서 이뤄진 것이다.

영화 해운대 속 파도가 도심으로 밀려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해운대’ 촬영을 보면서 정수장 활용방안을 찾은 고양시는 이곳을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특화산업화(방송영상산업) 하기로 했다. 2011년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시의 이 같은 행정은 행정안전부의 공유재산 활용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는 중형수조를 실내 구조물로 만들기 위한 2차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 등만 촬영되는 것은 아니다. 소방서와 경찰서 등의 수중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며, 중·고교생들의 진로체험교육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 내 대형 수조 모습.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영화 촬영소로 이름이 나 있지만 일반인의 관람은 일부 제한돼 있다. 영화 촬영 등의 보안유지를 위해서다. 관람을 하려면 최소 5인 이상 단체여야 하며 사전에 신청해야 한다. 관람지역은 연구개발센터 1층에 마련된 전시관과 일부 시설만 가능하다. 관람을 하려면 시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한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031-960-7854)에 사전 문의하면 된다.

진흥원 관계자는 “고양아쿠아스튜디오가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촬영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2차 리모델링이 끝나고 난 뒤 개인 관람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아쿠아스튜디오 조감도.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제공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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