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방침으로 위기에 처한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들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할 묘안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1대1 재건축’과 ‘마이너스 옵션’ 도입처럼 예전엔 고려하지 않았던 고육지책까지 꺼내 드는 분위기지만, 이 역시 한계가 커 고민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억대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 조합 가운데 일부는 일반분양 물량을 대폭 줄이거나 설계 변경 등의 대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은 1대1 재건축이다. 현재 조합원 가구수와 같은 수로 재건축하거나 일반분양 물량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승인 대상에서 제외되고 분양가상한제도 적용 받지 않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일반분양이 포함된 재건축을 하면 임대 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고,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 주택을 60% 이상 넣어야 한다. 그러나 1대1 재건축 방식은 이런 규제에서 자유롭다. 최근 반포주공 1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합원 사이에서 1대1 재건축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감수해야 할 난관이 만만치 않다.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라면 모를까, 이미 이주를 준비 중인 사업장은 사업시행과 관리처분 변경 인가 등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이를 쉽게 용인할 지도 미지수다.

또 통상 재건축이 종전 가구수보다 많은 가구를 지어, 그 수익으로 조합원 부담을 줄이는 점을 감안하면 1대1 재건축은 조합원이 내야 할 분담금이 그만큼 커진다. 앞서 1대1 재건축을 추진하고 2015년 입주한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의 경우 조합원당 5억4,000만원의 분담금을 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원 이익이 줄어들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이 줄긴 하지만, 이보다 1대1 재건축으로 인해 늘어나는 조합원 부담금이 더 클 수도 있어 손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대 1 재건축과 마이너스옵션 -송정근 기자

업계에서는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ㆍ철거를 준비 중인 사업장의 경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조경이나 커뮤니티 시설 축소 등의 설계 변경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공사비를 줄이면 분양가상한제로 일반 분양가가 낮아져도 조합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에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마이너스 옵션은 시공사가 완성품을 제공하는 대신, 입주자가 취향에 맞게 실내를 꾸밀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양가상한제 악재를 맞아, 아예 건설사가 골조와 마감재 등 최소한만 공사를 진행하고 벽지, 빌트인 가전ㆍ가구, 드레스룸 등은 유상 옵션으로 돌려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주를 마친 개포주공 1단지 등에서 최근 이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간 강남권 재건축이 고급형 마감재를 사용해 온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옵션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대안이다. 전반적인 품질 저하는 물론, 극단적인 경우 기본 시설조차 미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마이너스 옵션 대상은 문, 바닥, 벽, 천장, 욕실, 주방, 조명기구 등 7가지 품목에 적용되며 주요 안전시설, 전기시설, 단열, 방수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일부에서 거론되는 ‘뼈대만 짓는 방식'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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