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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입시 주관했던 고려대 입학사정관, “자기소개서 실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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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딸 입시 주관했던 고려대 입학사정관, “자기소개서 실제 영향은…”

입력
2019.08.21 18:00
수정
2019.08.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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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호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영향 말하기 어려워… 종합적으로 판단”

고려대 학생들 분노, 커뮤니티엔 “촛불집회 하자” 제안 글도

조국 후보자 출근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불거진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조국 후보자 출근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불거진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단국대학교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으며, 공주대학교 생명공학연구실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국제조류학회(IPS)에서 포스터 발표의 기회를 가졌다. 또한 한국물리학회가 주최하는 ‘여고생물리캠프’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2010년도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입학하는 과정에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는 이 같은 논문 발표 실적이 기록돼 있다. 조 후보자 측도 21일 이를 인정했고, 생활기록부에도 ‘교외체험학습상황’에 “단국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에서 관련 이론을 습득하고 연구에 참여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1저자임을 알 수 있는 논문 원문을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자기소개서에 논문을 기재한 것이 실제로 고려대 합격에 영향을 미쳤을까? 이날 한국일보는 2010년도 입학전형 당시 입학사정관실장으로서 조씨를 포함해 지원 학생들의 심사를 주관했던 신창호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

현재 중국 출장 중인 신 교수는 한국일보에 문자메시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대해 “합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고교생이 의대 논문을 쓴다는 것이 어려운데, 이를 면접 등에서 검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보통 면접을 볼 때 추가질문을 하지만, 면접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 잘 모른다”며 “추가질문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합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또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격은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생활기록부를 비롯한 입시자료는 기본적으로 신뢰에 기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씨가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 소속 제 1저자로 등재된 2008년 논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씨가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 소속 제 1저자로 등재된 2008년 논문.

그러나 조씨의 모교인 고려대 학생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허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고려대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 게시판에는 조씨의 입학과정의 정당성에 대해 성토하는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고려대는 조국 딸을 고소해야 한다”면서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았고 그 분야 지식도 없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려 고려대 수시전형에서 입학관들을 속여 고려대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고려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작성자는 21일 오후 ‘고대판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 관련 공지2’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재 2,000명에 가까운 재학생 졸업생분들이 촛불집회 찬성에 투표해 줬다”며 “일단 이번 주 금요일(23일) 촛불집회를 개최하고자 하며 곧 새로운 작성 글로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적었다.

조 후보자 등에 따르면 딸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충남 천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친 뒤 같은 해 12월 A교수를 책임저자로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인턴십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면서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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