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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 웅동학원 상대 소송서 지연이자 年24%나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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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 웅동학원 상대 소송서 지연이자 年24%나 받아냈다

입력
2019.08.22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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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급 공사대금 청구 소송서 상식선 벗어난 고율의 이자 요구 

 하도급공사 10년 지난 소송인데 “채권 시효 안 다퉈” 배임 의혹도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출근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출근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동생 조모(52)씨 측이 후보자 일가 소유의 사학법인 웅동학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사대금 미지급에 대한 지연이자를 연 24%로 적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법상 지연이자가 연 5%이고, 상법상으로도 6%인 점을 감안하면 24%는 상식을 뛰어넘는 고율의 이자라는 지적이다. 웅동학원은 변론도 없이 소송을 포기, 조씨의 청구대로 판결 확정이 됐다. 조씨가 맡은 하도급공사 채권은 소멸시효가 3년인데, 10년 가까이 지나 제기된 소송임에도 소멸시효 문제를 다퉈보지도 않은 데 대해 일각에선 배임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조씨 측이 제기한 2006년 웅동학원 상대 공사대금 청구소송 판결문 등에 따르면, 조씨는 1996년 당시 사학재단 이사장인 부친이 대표로 있던 고려종합건설과 학교 신축 하도급 공사계약(웅동학원이 연대보증)을, 재단과는 토목공사계약을 각각 체결하면서 미지급 대금에 대한 지연이자를 연 24%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웅동학원은 무변론으로 소송에 졌고, 공사원금 16억 3,000여만원뿐만 아니라 지연이자 35억원까지 물어내게 됐다. 통상적인 거래 관계에서 지연이자는 민법(제379조)상 연 5%이고, 상법(54조ㆍ상사법정이율)상으로도 연 6%다. 한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1996년 당시 소송촉진등특례에관한법률상(소촉법) 법정이율이 연 25%였다”며 “의도적으로 빚을 안 갚는 자에게 빨리 대금을 지불하라고 압박하는 차원의 소촉법상 이자 수준으로 처음부터 계약을 맺은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가족 간 공사계약이라 해도 학교재단 이사장과 하도급을 받는 업체 관계에서 연 24% 지연이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건설 분야에선 자금조달 문제와 허가 지연 등 가능성이 높은 부담이 있어 이처럼 24% 지연이자로 계약을 맺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며 “4년만 지나도 공사원금 가까이 이자를 주는 무모한 계약”이라고 말했다. 연 24% 이자는 현재 고리대금 편취를 막기 위해 규정한 대부업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이기도 하다. 아울러 하도급 공사대금의 경우 채권 시효가 3년인데 10년 가까이 지나 제기된 소송에 재단 법인이 채권 소멸시효 문제를 따져보지도 않고 접은 것과 관련해 “재단 재산을 빼돌리려는 전형적인 사학비리의 한 행태로 의심 받을 만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씨 측은 2017년에는 앞서 받은 공사대금 확정 판결의 시효(10년) 연장을 위해 다시 소송을 냈고, 웅동학원은 이때도 무변론 포기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지연이자가 계속 불어나 현재 조씨 측의 채권은 100억원대로 추산된다. 야당에선 재단이 해산할 때쯤에는 실거래가가 반영된 학교 재산과 조씨 채권이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웅동학원이 학교 이전ㆍ신축공사 추진 당시 금융기관에서 빌린 30억원의 행방에도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조씨 측이 공사비를 한 푼도 못 받았다고 주장해서다. 웅동학원은 당시 30억원 대출을 위해 40억원의 옛 학교 부지 등을 담보로 내놨다. 그러다가 대출금도 다 변제하지 못해 담보 잡은 재산이 20억원에 경매로 넘어가기도 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억원의 대출액 중 일부가 조 후보자의 아파트 취득 자금이나, 유학비 등에 쓰인 것은 아닌지 후보자 측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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