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고교생 저자 납득 안돼”… 병리학회는 “학술적으로 재심사 필요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이 의료계로 확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딸의 의학논문 지도교수인 단국대 의대 A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했다. 논문을 심사한 대한병리학회는 “학술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으나, 병리학 전공 교수들은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학회에서는 논문 내용이 과학적ㆍ학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증을 할 뿐”이라며 “10년 전에 학술 검토가 끝난 논문을 재심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학회가 수사권이 없어 개인을 상대로 조사할 수도 없고 방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국 후보자의 딸 조모씨는 한영외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단국대 의대 교수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란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2009년 3월 발간된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됐다.

병리학회에서는 논문 재심사 필요성을 부인했지만 병리학 전공 교수들은 조씨가 실제 연구에 참여했는지 여부 등 부정 등재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병리학교실 B교수는 “논문의 제1저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야 하는데 고등학생이 겨우 2주 인턴십을 한 것만으로 제1저자에 등재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협회가 조씨의 의학논문 지도교수인 A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 것도 여론의 영향이 컸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앞으로 중앙윤리위 윤리 심의를 통해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것”이라며 “의사윤리 위반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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