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ㆍ캠프ㆍ日학회 여름방학때 소화… 캠프 지도교수 “다른 학생이 과제 주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한영외고 3학년 당시 한달 남짓의 여름방학 기간 등을 활용해 숙명여대 물리캠프, 공주대 3주 인턴십 과정, 국제조류학회 논문 발표까지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부 활동은 기간이 겹치는 것으로 추정돼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이냐”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씨는 2007년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을 한 뒤 2009년 대한병리학회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돼 연구윤리 위반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조씨가 고3으로 진학한 2009년 여름에는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3주 가량 인턴을 한 뒤 7월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관련 국제조류학회 발표초록에 제3발표자로 등재됐다. 조씨는 8월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보조 발표를 함께 맡았다.
조씨가 그 해 여름 한 일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조씨는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가 숙명여대에서 연 ‘여고생 물리캠프’에도 참여해 장려상을 받았다. 물리캠프는 전국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3명이 한 팀을 이뤄 연구계획서를 내도록 한 뒤, 본선 캠프 참여 팀을 선정해 7월 21일부터 8월 8일 사이 배정된 실험실에서 각기 일정에 따라 1주 정도 탐방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숙명여대 물리캠프와 일본 국제학회 발표의 기간이 겹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그 해 8월 2일부터 8월 8일까지다. 물리캠프의 주제(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결정 구조의 제작 및 측정)와 국제학회 발표 주제(홍조식물 유전자 분석)이 서로 관련이 없고 각기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 고교 3학년이 두 과제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조씨가 연구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는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는 의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한국일보 취재 결과, 조씨는 국제학술지에 실릴 만한 확장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이자 국제학회에서 생물학 연구 내용을 발표할 정도의 실력자라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대 물리캠프 당시 조씨가 소속된 한영외고팀을 지도한 전헌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영외고팀 공동 보고서를 읽고 입상은커녕 아무것도 못하겠다, 이래가지고 상 타겠냐고 생각했다”면서 “조씨가 아닌 다른 학생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를 낼 수준이 안되니 지도교수가 붙은 것”이라면서 “우리 실험실에 이런 내용들이 있으니 너희 수준에 맞춰 이거 한번 해봐라 제안했다”고 했다.
당시 물리캠프에는 총 8팀이 참가해 금상 2팀, 은상 1팀, 동상 2팀, 장려상 3팀으로 참가팀 전원이 상을 받았는데, 조씨가 소속된 한영외고팀(팀원 3명)은 장려상을 받았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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