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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신제품 뒷받침할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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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신제품 뒷받침할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입력
2019.08.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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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국가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다. 우리 기업들이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 2018년 기준으로 메모리반도체, OLED, 조선 등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석유화학은 세계 4위, 자동차는 세계 7위이다. 산업화의 후발 주자로 출발해서 세계 6위의 제조업 수출 강국이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 기업들이 제조업을 경제 성장의 근간으로 키우면서, 제조업은 우리 GDP의 30%, 수출의 90%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특허는 80% 이상이 제조업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제조업은 450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현재 우리 주력산업들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들에게 추월당하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 주력 업종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 할 수 있는데,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3년 후에는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고 철강, 석유제품 경쟁력은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혁신을 위한 기업의 활력이 급격히 저하되었다는 점이다. 2000년 초반 벤처 붐 이후 국내 혁신창업 생태계의 활력이 예전만 못하다. 창업의 경우 벤처기업 수 등 양적 지표는 양호하지만 성공한 벤처기업은 전체의 2%에 불과하다. 美·中과 비교했을 때 경제규모 대비 벤처부문 투자가 부족하고 모험자본 규모도 미흡하다. 특히 중국이 위협 요인이어서, 중국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全세계 벤처펀드의 투자를 받으며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을 압도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 수만 보더라고 2019년 5월 현재 한국은 8개에 불과하나 중국은 89개로 우리의 11배에 달한다.

제도적 환경도 열악하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규제 강도를 100으로 보았을 때 일본은 97, 미국과 독일은 90, 중국은 80 정도였다. 반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적 지원 정도를 100으로 놓았을 때 중국은 123, 미국 118, 독일과 일본이 110 정도였다. 기업의 혁신 노력과 함께 정부의 규제 개혁이 시급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사업 아이디어 실현을 막는 법·제도 환경(공유경제 사업 규제, 벤처기업에 주당 52시간 근무 적용),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장해주기 어려운 환경(차등의결권 불허 등 경영권 방어수단 미흡), ▲대기업의 벤처 투자를 막는 대기업정책(계열사 간 부단 내부거래)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신산업 진출이 활성화되도록 규제시스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미국의 One for Two Rule, 영국의 One-in Three-out 같은 규제비용 총량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또 최근 도입된 규제자유특구,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혁신의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

둘째 벤처기업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스타트업 초기 창업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공개나 M&A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이 벤처 M&A에 적극 나서도록 지주회사 CVC를 허용하고 대기업의 벤처 M&A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편입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

셋째 기업에게 지배구조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해외 헤지펀드의 경영권 공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모든 기업에게 일률적인 지배구조를 강제하는 것은 자칫 미래를 위해 투자할 자금을 불필요한 방어비용으로 낭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혁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우선 글로벌 대기업들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중국 3대 IT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자국내 유망 유니콘들을 적극 지원·육성하며 업종·기술 간 동맹을 맺고 있다. 대기업이 아웃소싱을 활발히 할 경우 벤처와 중소기업의 역량이 강화되어 결국 대기업과 벤체·중소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혁신제품 개발에는 많은 비용과 난관이 따르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한때 제프 베조스와 스티브 잡스의 투자를 이끌어낼 정도로 기대를 받았던 세그웨이는 18개월 동안 고작 6,000대만 팔릴 정도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고 2009년 타임지에 의해 ‘실패한 10대 제품’으로 선정되었다. 이처럼 성공적인 혁신제품을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려운 만큼,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건전한 혁신생태계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 이번 한국일보 베스트 신상품 대전이 기업들에게 혁신 제품에 대한 풍부한 영감을 주고 대·중소기업 모두를 위한 혁신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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