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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북미 실무협상 재개, 북한 응답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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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북미 실무협상 재개, 북한 응답만 남았다

입력
2019.08.21 17:11
수정
2019.08.21 18:4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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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 당장이라도 만날 뜻 밝혀… 29일 최고인민회의 끝나는 북한, 내달초 대화 시작 가능성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서울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서울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해 당장에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중단된 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북한과의 신속한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약 80분간의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난 비건 대표는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양국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 방안과 협상 전략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아주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다”며 “북미 실무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나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3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 만큼 협상은 9월 초에는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태다. 특히 북한이 이달 29일 평양에서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회의를 마치고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측은 아직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구체적 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또 러시아 대사 발령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하며 “북한과의 진전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6월 30일 판문점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실무협상을 재개하고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4가지 조항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하며 “이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했다.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미 수석대표는 이날 협의에서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뤄질 경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총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만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다만 9월 초에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바로 합의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실무협상 동력이 사라지기 전인 9월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12월 한미 연합 공군훈련 때 북한이 다시 한번 도발할 수도 있다”며 “연말에야 비핵화 개념과 로드맵 및 상응조치 등 쟁점에 대한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비건 대표 방한 이틀째인 이날 북한은 전날 종료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한반도 정세 악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는 정당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미국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우리 국가를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자위적 대응조치들을 취하는 데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는 건 추후 북미 실무협상에서 자신들의 체제 안전보장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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