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대법관 후보로 추천했던 신평(63) 변호사가 조 후보자 딸 의혹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촛불시민혁명을 열렬히 지지하며 현 정부가 들어서기를 학수고대한 처지로서, 2018년 봄 대법관 교체시기에 나를 진지하게 밀었다는 말을 전해 들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나는 이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국씨 이제 내려오십시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누면 잘 보이지 않지만 기득권 세력과 그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로 나누면 희한하게 잘 보인다”며 “진보라고 표방하면서 기득권 세력으로서 누릴 건 다 누리는 진보귀족들의 행동에도 거침이 없었고, 자신이 챙길 건 철저하게 챙겨왔다”고 썼다.
이어 “조 후보자는 숱한 인간적 장점을 갖고 있고, 다른 정부보다는 나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분투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후보자는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당신이 귀한 딸을 위하여 기울인 정성이 과연 (딸을 KT 특혜 입사시켰다는 혐의를 받는) 김성태 의원의 그 정성에 비해 도덕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며 “오히려 세간에서는 김성태 의원의 경우는 별것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변호사는 “당신에게는 조금 숨을 고르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이 사회를 위하여 다시 헌신할 기회가 남아 있다”며 "기득권자로서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하여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넓고 길게 보며, 그 후에 다시 국민들 앞에 나서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조 후보자의 서울대 법대 선배인 신 변호사는 판사 생활을 거쳐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등을 지낸 개혁 성향 법조인이다. 2016년에는 경북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폭로했고, 지난해에는 사법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한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 영원한 내부고발자의 고백’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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