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을 두고 대학생들이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성실히 노력한 게 허탈하고 박탈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최근 주요 대학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정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20일 조 후보자의 딸이 졸업한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한 학생은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대학 시절 내내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보겠다고 매일같이 머리를 싸매고 눈물 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라며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 게시판에서는 한 학생이 “서울대에서 미성년 논문 저자를 전수조사했을 때도 공저자로 참여한 경우는 있어도 1저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조국 딸의 본명을 공개하고 고려대 합격과 의전 합격이 정당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자의 말과 다른 행실을 지적하는 글도 나왔다.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에서는 적폐청산 외치며 깨끗한 척 하더니 뒤에서는 저런 일을 벌이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21일 숙명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보편적인 기득권처럼 행동할 거였으면 깨어있는 척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조 후보자의 딸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사례와 비교한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시 규정을 어기고 특혜로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20일 성균관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유라 때 이보다 더 한 사건이 있을까 싶었는데, 더한 사건이 터졌다” “정유라 사건 그 이상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잠잠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날 한양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유라는 승마 경기 실적이라는 관문이라도 있었는데, 조 후보자 딸은 관문 자체가 없었다”는 지적도 올라왔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정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후 장모 교수를 책임 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관해 조 후보자 측은 20일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해 억측과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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