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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안 판다고 하니 덴마크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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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안 판다고 하니 덴마크 안 가”

입력
2019.08.21 10:21
수정
2019.08.21 23:5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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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총리가 그린란드 판매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내달 초로 예정됐던 덴마크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 자신이 관심을 표명한 그린란드 매매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18일 “그린란드는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고 일축하자 국가 정상간 약속인 방문 일정을 일순간 저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보여온 자국 이기주의 외교방식을 다시 한번 두드러지게 한 사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에 관심을 드러내고, 백악관 측근들을 통해 이에 대한 성사 가능성을 타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엔 트럼프 타워를 그린란드에 세운 가상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이렇게 하진 않겠다”고 밝혔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 매입을 은근히 기대한다는 뉘앙스를 풍겨 왔다. 하지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정색하며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돌연 트위터를 통해 방문 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덴마크는 놀라운 사람들로 가득한 특별한 나라이지만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을 보면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라며 “나는 2주 안에 예정돼 있는 우리 회담을 다음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프레데릭센 총리 덕분에 미국과 덴마크 모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아낄 수 있게 됐다”라며 “감사하며 이후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이유를 드러내면서, 덕분에 회담에 들어갈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조롱까지 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결례’에 이어 백악관 주드 디어 부대변인은 공식적으로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인들이 당혹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전했다.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취소한 것이 불쾌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덴마크와 미국이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헬레 토르닝 슈미트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와 덴마크 사람들을 모욕했다"고 트럼프의 결정을 비난했다. 또 마틴 리데가드 전 덴마크 외무장관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외교 광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그의 결정은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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