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역과 홍콩 시위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갈등 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간) 대만에 F-16V(바이퍼) 전투기 66대를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날 대만에 80억달러(약 9조6,700억원) 규모의 F-16 판매 방안을 국무부가 승인했다고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국무부는 대만이 이번 계약으로 록히드마틴의 최신형 F-16V 블록 70기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16V는 록히드마틴의 주력 기종 F-16 시리즈 전투기를 개량한 최신 모델이다. 대만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F-16V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에 66대 추가 구매를 요청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비판해 오던 중국 정부는 또다시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최신 F-16을 대만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이후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대만에 최신형 F-16 전투기를 판매하기로 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이 대만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파는 행위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심각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66대의 F-16V를 사들여 전술전투기 연대를 8개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7년 대만군 조직 개편 이후 20여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 확충이다.
외신들은 아직 의회 승인 단계가 남아 있지만 의회가 반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합의 체결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F-16V 매각을 강행하기로 함으로써 중국을 격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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