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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종족주의’ 북콘서트 논란 발언 부산대 교수, 사죄 요구에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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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종족주의’ 북콘서트 논란 발언 부산대 교수, 사죄 요구에 버티기

입력
2019.08.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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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일본 불매운동 언급했다 학내 비판 직면…페북 글 올려 입장 고수 

 

부산대 이철순(왼쪽)ㆍ김행범 교수가 이승만학당이 주최한 ‘반일종족주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논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부산대 이철순(왼쪽)ㆍ김행범 교수가 이승만학당이 주최한 ‘반일종족주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논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부산대 일부 교수가 최근 식민지근대화론을 기반으로 한 책 ‘반일종족주의’ 북 콘서트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고 일본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학교 안팎에서 사죄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20일 해당 교수들이 반박에 나서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과학대 학장인 이철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일제의 만행이나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친일파가 아니고 그런 글을 쓰거나 발언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을 폄훼하거나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위안부의 존재를 부정한 적은 없고 다만 가장 좁은 의미의 인간사냥식 위안부 동원이 없었다는 것을 ‘반일종족주의’ 책에 근거해 말한 것 뿐”이라며 “이 사실은 인간사냥식 위안부 동원을 주장했다 번복한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에 의해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탈레반’이라고 지칭한 적이 없다”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대해 그런 표현을 썼지만 테러단체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반일이데올로기에 충실한 근본주의자, 원리주의자라는 의미로 썼을 뿐”이라 덧붙였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달 19일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이승만학당 주최의 ‘반일종족주의’ 북 콘서트에서 “위안부 문제가 갑자기 1990년대에 튀어나오는데 보니까 그런 게 없었다”며 “그런 기억이 없기 때문에 전승이 안 된 것인데 이것이 뻥튀기되고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해당 발언은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영상으로 내보내면서 알려져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이 행사에 함께 참여한 같은 학교의 김행범 행정학과 교수도 일본 불매운동을 겨냥해 “광주의 한 고등학교는 볼펜 재료에 일본 제품이 들어간다며 볼펜을 깨뜨리는 쇼를 하지만 집에 가서는 닌텐도 게임을 할 것”이라 발언하기도 했다. 김 교수 또한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판 기사를 첨부하며 “이 정부의 반일 캠페인이 잘못됐다는 것에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22명은 이들 교수의 발언에 책임을 묻기 위해 최근 교수회의 개최를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정치외교학과와 행정학과 재학생도 대자보를 통해 “더는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지 말라”, “전쟁범죄를 옹호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대 민주동문회는 지난 16일 열린 고 고현철 교수 4주기 추모식장 부근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시위를 벌였다. 이외에도 학내 곳곳에 이들을 비판하며 내건 현수막 수 십장이 걸려있는 상태다.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교장인 이승만학당의 유튜브 채널 ‘이승만TV’는 전날 ‘이철순 교수를 지켜야 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한국 정치외교사의 퍼즐을 맞춰온 몇 명 안 되는 학자 중 한 분인데, 한국 정치의 최대 현안 반일주의 문제를 다룬 책 ‘반일종족주의’에 관해 논평하는 것은 학자의 권리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며 “이 교수에 대한 부당한 압박에 반대하고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옹호하는 일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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