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심한 외상을 입어 안구가 돌출된 채로 유기됐던 포메라니안 ‘제니’. 수술을 받은 뒤 입양돼 환하게 웃고 있다. 이신아씨 인스타그램 계정 jennie_f0701 캡처

회사원 이신아(36)씨는 지난달 25일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은 포메라니안 ‘제니’를 입양했다.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인 ‘포인핸드’를 통해서였다. 그가 포인핸드를 알게 된 것은 주변 사람들 때문이다.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이 플랫폼을 통해 찾았다는 이웃의 소식을 듣고, 이씨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회원 가입을 했다. 이씨는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보던 중 지난 2월 보호소에 들어온 제니의 임시 보호자를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됐다. 발견 당시 제니는 머리에 심한 외상을 입어 왼쪽 눈이 튀어나와 있는 상태였다. 이씨는 “이미 키우던 반려동물 때문에 다른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 임시 보호만 하려 했으나 제니가 또 다시 파양될지 모른다는 걱정에 직접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포인핸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전국 유기동물 현황. 기간과 장소를 특정해서 유기동물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포인핸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포인핸드는 수의사 이환희(34)씨가 개발한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이다. 전국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 현황과 입양 공고를 한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누구나 회원 가입을 하면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 소식을 확인하고 입양 문의도 할 수 있다. 포인핸드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전국적으로 약 8만 5,000마리의 유기동물이 포인핸드를 통해 입양처를 찾는 데 성공했다.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포인핸드에 동물을 찾는다는 공고를 올린 화면. 포인핸드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포인핸드의 또 다른 장점은 앱만 있으면 누구나 게시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실종된 반려동물의 주인을 찾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배회하고 있는 유기동물을 만났을 때 즉시 포인핸드에 사진과 상황 설명을 공유하면 동물 구조에 도움이 된다. 이용자 kim****씨는 “키우던 레브라도 리트리버가 집을 나가서 포인핸드에 올렸는데 목격자가 나타나 일주일 만에 반려견을 찾을 수 있었다”며 포인핸드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포인핸드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 반려동물 입양을 권장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포인핸드 앱 캡처

유기동물이 일정 기간 안에 원래 주인을 찾거나 입양 가는 데 실패하게 되면 안락사를 당하기도 한다. 매년 유기동물이 늘어나는 탓에 보호소 수용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포인핸드에 입양자를 찾는 공고가 올라간 뒤 약 한 달이 유기동물이 새 삶을 찾도록 허용된 기간이다. 한 달 안에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하게 된다. 포인핸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에서 이렇게 안락사를 당한 유기동물은 약 6만 마리 정도다.

포인핸드에 올라온 입양 공고. 보호소에 들어온 지 거의 한 달이 돼 안락사가 얼마 남지 않은 동물도 있다. 포인핸드 어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최대한 많은 유기동물이 입양을 갈 수 있게 돕고 싶었어요. 입양을 못 가면 안락사를 당하게 되니까요. 반려동물은 쉽게 사고 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지 말고 입양해요.” 이 대표는 포인핸드를 개발한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포인핸드 외에도 유기동물 입양을 돕는 단체로는 ‘동물자유연대’, ‘케어’, ‘유엄빠’(유기동물의 엄마 아빠), ‘도그마루’ 등이 있다. 유기동물 보호소도 전국적으로 약 270여개가 있다. 유기동물 입양 관련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은 포인핸드가 유일하다.

정유정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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