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방한 경기에서 ‘호날두 노쇼’ 사태로 국내 팬들로부터 인심을 잃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유벤투스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삐걱대고 있다. 끽연가로 유명한 마우리치오 사리(60) 감독이 폐렴 진단을 받아 개막전 벤치에 앉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데다, 부상을 앓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는 최근에야 소속팀 훈련에 복귀하면서다.
유벤투스는 20일(한국시간) 사리 감독이 폐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사리 감독은 지난주 내내 독감 증세를 보였고, 이날 추가 검사를 통해 폐렴 진단을 받았다. 폐렴의 경우 증세가 가벼울 땐 꼭 입원 치료할 필요는 없으나, 면역성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중증 환자의 경우 입원치료가 권장된다. 고령의 사리 감독의 경우 입원 치료 가능성도 커 오는 25일 파르마와 시즌 개막전 때 벤치에 앉지 못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날도 사리 감독은 팀 훈련장엔 모습을 드러냈지만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지휘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사리의 폐렴 확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줄담배 습관을 꼽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전문 매체 풋볼 이탈이아는 사리 감독의 폐렴 확진 소식을 전하면서 “사리 감독은 최근 하루 60개비의 담배를 피운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지독한 애연가였기에 그의 증세가 담배 때문에 악화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한 전문의는 “실제 독감이나 폐질환을 앓고 있을 때 흡연을 한다면 사망률을 증가시키고 기도폐쇄 가능성을 높여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근육통으로 최근까지 평가전 및 훈련에 나서지 않았던 유벤투스의 에이스 호날두는 팀 훈련에 복귀해 시즌 개막전 준비에 들어갔다. 방한일정을 포함한 아시아투어를 마친 뒤 소속팀에 복귀해 근육통을 호소한 그는 지난 18일 열린 세리에C(3부 리그) 트리에스티나와의 프리시즌 경기에도 결장한 뒤 개막을 5일 앞둔 20일 훈련에 복귀했다. 호날두 경기력에 대한 의문은 없다 해도 홀로 프리시즌 경기를 연이어 결장한 데다 성폭행 주장 여성에 합의금을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팀 분위기엔 적잖이 찬물을 끼얹고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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