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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가족 운영 웅동학원, 채무 52억 교육청 신고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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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가족 운영 웅동학원, 채무 52억 교육청 신고 안 했다

입력
2019.08.20 04:40
수정
2019.08.20 09: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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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이 해명해야 할 4가지] 

 ①동생 제기한 소송에 재단 무대응… 거액 빚 재산변동 미반영 

 ②75억 투자 약정한 사모펀드, 실질적 오너는 5촌 친척 의혹 

 ③증여한 우성빌라 세금은 ④딸 3년간 장학금 공정했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일가를 둘러싼 갖은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하는 웅동학원이 가족 간 소송으로 생긴 거액의 채무를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전례가 드물어 사립학교법 상 신고 의무가 있는지 해석이 분분하지만, 공공성이 있는 사학재단인 만큼 중요 재산변동 사안은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이 밖에 조 후보자 가족이 무려 75억원을 투자 약정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적 오너가 5촌 친척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조 후보자가 투자 경위를 밝혀야 할 상황이 됐다. 친동생의 전처 조모씨가 실소유 논란이 일었던 부산 빌라를 후보자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로부터 증여 받았다고 해명하면서 증여세 미납 논란도 불러왔다. 아울러 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는 후보자 딸이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았다는 대목(한국일보 19일 단독 보도)을 두고도 논란이 달아오르고 있다.

 ◇웅동학원, 가족소송 52억원 채무 교육청에 미신고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해온 사학법인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 동생 측이 낸 소송에 대한 대응을 포기해 생긴 거액의 채무를 교육청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06년 동생 측이 낸 첫 소송 판결 뒤 12년 동안이나 관련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경남교육청은 19일 뒤늦게 경위 파악에 나섰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재단 이사였던 조 후보자가 석연찮은 가족 소송의 내막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교육청이 국회 교육위 소속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웅동학원 현황’을 보면, 웅동학원은 조 후보자 친동생과 동생의 전처 조씨가 2006년과 2017년(조씨만 소송) 재단을 상대로 낸 52억원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생긴 채무를 재단 기본재산 주요현황에 반영하지 않았다. 본보가 확인한 이사회 회의록에도 관련 내용은 없었다. 곽 의원은 “현재 교육청 허가로 처분 가능한 재단의 수익용 기본 재산(임야, 토지 등)은 73억여원이고, 조씨 채권은 지연 이자를 감안하면 100억원대여서 매우 중요한 재산 변동사항인데도 감독청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법 제28조 1항은 학교법인이 기본 재산을 매도ㆍ증여ㆍ교환 또는 용도 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 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가족간 공사 도급과 일가 내부에서 벌어진 대금 소송의 경우 신고 의무가 명확히 있는지는 모호하다”면서도 “공무원의 범죄 사실이 있으면 관할 청에 통보하듯 공공성이 있는 사학법인의 내부 송사도 법원 결정이 나면 관할 교육청에 통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동생 측이 소송에 이기고도 재단을 상대로 한 가압류 신청 등 적극적인 채무 환수에 나서지 않은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 동생 측과 마찬가지로 학교 이전 및 공사 자금과 관련해 채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안모(39)씨 등 4명이 재단의 수익용 재산에 36억원 상당의 가압류를 걸어둔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이중 안씨의 채권은 조 후보자 친동생이 넘겨준 것으로 파악됐다. 곽 의원은 “어차피 운영 중인 학교 재산을 가압류로 받는 건 어렵다”며 “재단 해산에 대비해 일가 몫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수정조국 후보자 일가를 둘러싼 추가 의혹-박구원 기자/2019-08-19(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수정조국 후보자 일가를 둘러싼 추가 의혹-박구원 기자/2019-08-19(한국일보)

 ◇‘75억 투자 약정’ 펀드 실소유주는 5촌?... 조국 “소개만 해줬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논란에 휩싸인 조 후보자 가족의 ‘75억원 투자 약정’ 사모펀드 운용사 실질 소유주가 애초 알려진 이모 대표가 아닌 후보자의 5촌 친척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와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조모씨가 코링크PE를 막후에서 운영했으며 펀드 설립 과정에서도 조 후보자 친척임을 강조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2016년 4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코링크PE와 중국 장쑤성 화군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와의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여한 사진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의 배우자가 (5촌인) 조씨 소개로 사모펀드에 투자한 건 사실이나, 그 외에 펀드 운영 일체에 관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중국 업체와의 MOU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친분이 있어 거의 유일하게 MOU에 관여했고, 사후에 무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이 전 재산(56억원)보다 많은 75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정한 점 △실소유주가 아니라는 5촌 조씨가 10년간 운영하던 주식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를 이날 돌연 폐쇄한 점 등을 들어서다. 5촌 조씨가 2017년 돌린 명함에는 그가 해당 사모펀드 운용사의 ‘총괄 대표’라고 적혀 있었으며, 명함에 운용사 로고와 이름이 인쇄돼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동생 전처, ‘논란의 우성빌라’ 증여 받았다지만 세금 안 내 

조 후보자 동생의 전처 조씨는 부산의 우성빌라를 시어머니에게 증여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증여세 납부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씨 소유의 빌라에 시어머니가 실제 임대차 계약도 없이 거주하다가 뒤늦게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의 해명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가 시어머니 뜻에 따라 빌라 매입 자금을 조씨에게 증여한 것이 된다. 정 교수와 조씨가 당시 친척 관계가 아니었으므로 정 교수는 빌라 거래 가격인 2억7,000만원의 20%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2014년까지 증여세를 낸 기록이 없다. 조씨 해명 이후 증여세 미납부 논란이 불거지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은 뒤늦게 “조모씨가 세금납부의무가 있다면 향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입장을 냈다.

조씨 명의의 빌라에 시어머니가 실제 거주했다면, 엄격한 의미에서 임대차 관계로 볼 수 있다. 조씨 빌라의 등기부 등본에 임대차 관계가 등장한 것은 올해 7월 28일. 계약서에는 정 교수가 임대인으로, 조씨가 임차인으로 기록돼 있다. 조씨의 빌라 취득 시점이 2014년 12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 동안 임대차 계약도 없이 시어머니가 실제 거주하다가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부랴부랴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후보자 딸, 두 차례 낙제에도 의전원 장학금 논란 

부산대 의전원에 재학중인 조 후보자의 딸이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은 과정과 관련한 의혹도 야당의 검증 대상이다.

외부 장학금에 해당하는 일종의 ‘면학 장학금’이 뚜렷한 선정 기준도 없이 조씨에게 3년간 독점 지급된 것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야당은 특히 조 후보자의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노환중 부산대 의전원 교수가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하는 과정에 조 후보자가 영향을 미쳤는지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 교수는 19일 공식 입장을 통해 “학교의 공식 장학금이 아니라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학업에 정진하라는 뜻에서 면학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부산의료원장 임명에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산시가 정한 공모절차에 따라 외부위원 면접 등을 통해 공정하게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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